T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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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카드 CM ⓒ테스토

 
HANA (GM):어밴던, 출발할 준비가 되면 GM을 상대로 대인기능 판정을 해 주면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이 대목에서 내가 머스킷(위협)을 꺼내면 미래가 어떻게 흘러간다고 생각하나.
 
카론:저희 미래야 언제나 불투명했지 않습니까.
도스토가 원하는 대로.
 
어밴던 L. 도스토:하면. (하늘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위협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조졋는데?)
여하간 기대한 기술은 카론 한정으로 쓰고 있어 말이다. (순애로수습함)
 
HANA (GM):위협해도 제 눈엔 언제나 사랑스러운 탓이니 괘념치 말길.
 
어밴던 L. 도스토:이게 더 짜증 나는군.
 
.
 
.
 
.
 
 
 
 
 
-
 
.
 
.
 
.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무언가 애타는 부름이 들리는 것 같지만 먹먹한 귓가에는 물거품 소리만이 맴돌고,
 
올려다본 하늘은 그저 검게 일렁이고만 있습니다.
 
…아, 그렇네요. 가라앉고 있는 거였어요.
 
…이런 게 죽음일까요?
 
그러나,
 
잠겨 드는 정신 속 뻗어진 손이 당신을 끌어당기고,
 
차가운 바닥에 올라온 도스토는 그제야, 일그러져있는 시야 속에 더 일그러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는
 
카론을 마주합니다.
 
-
 
 
파도소리가 가라앉았던 정신을 일깨우듯 천천히 가까워집니다.
 
그럼 도스토는, 눈꺼풀 아래로 드는 얕은 빛에 눈을 뜹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건강
기준치: 90/45/18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리가 아프고 며칠간의 기억이 꼭 물속에 있는 듯 흐릿합니다.
 
거뭇거뭇한 얼룩이 진 옷에 축축한 기운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마지막 기억이 꿈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문을 열었더니 괴물이 튀어나와서, 전투하다가.. 물에 빠졌던 것 같죠?
 
몸을 일으키려고 하면 카론이 도스토의 손을 꼭 잡은 채 잠들어 있습니다.
 
…수몰 도시에서 지낸 게 얼마인데 바보같이 물에 빠지다니.
 
카론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어밴던 L. 도스토:살면서 저질러본 실수 중에...... (세 손가락 안에 꼽겠어. 중얼거리다 문득 카론이 아직 깨지 않았음을 깨달아 말을 삼킨다.)
(얌전히 누운 채로 기억을 가능한 한 더듬는다. 흐릿한 기억 가운데, 적어도 카론의 표정만은 그대로 뿌리박힌 것 같다. 카론을 곁눈질한다. 지금 안색은 좀 어떻지.)
 
카론은 도스토의 손을 꼭 잡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검은 물이 든 낡은 옷의 끄트머리가 아직 미세하게 젖어있는 채 손목이며 목덜미에는 붕대가 많습니다.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멸망 이후 두 사람은 젖고 다치는 것이 일이었으니. ...물리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두꺼운 옷을 입고, 붕대를 감아가며 그렇게 힘냈을 것입니다.
 
깨어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새카만 수평선입니다.
 
평소 동선을 생각해보면 이곳은 아마도 높은 빌딩이겠죠?
 
사무실로 사용하던 장소인 듯 부서진 책상과 유리조각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자세히 둘러보려면.. 우선 카론의 손을 놓고 움직여봐야 알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거 하늘 한번 변함없이 끝내주는군.......)
(이 정도로 곤히 잠들었다면 깨진 않겠지. 조심조심 손을 빼고 일어난다. 살면서 이토록 은밀해본 적도 없다. 진심으로.)
 
빠져나간 온기가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예민한 사람이면서 피로했는지 카론은 깨지 않았습니다.
 
깨어진 창가 쪽으로 가서 바라보면 아래쪽이 까마득하게 잠겨 있습니다.
 
확실히 높은 빌딩인 모양이지만 우리가 목적으로 삼던 등대는 이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저곳에 아마 떠나 보낸 우리 딸도 있겠죠.
 
아위디 말입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물에 잠긴 세상에서 처음으로 생존자를 찾는 라디오가 나왔을 때 아위디를 보냈습니다.
 
직감 같은 것인지, 그것은 카론의 의견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를 데리고서는 차마 하지 못했을 무모한 탈출도 여러 번 할 수 있었죠.
 
...잠시 그리움을 접어 둡시다.
 
아이는 무사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라디오를 통해 들었으니까요.
 
머지 않은 아래에서 느리게 파도치는 검은 물에는 붉은 노을이 조금 스며들어있고, 사람의 가죽이며 부서진 물건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사무실에는 부서진 책상들, 카론의 것으로 보이는 배낭 도스토의 배낭, 복도로 이어진 덜렁거리는 문이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외강내유의 정석이나 다름없는 이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퍽 긍정적이며 낙관을 즐기는 인간이란 것이다. 잘 있겠지. 잘 지낼 아이니까. 항해할 적에도 곧잘 붙잡곤 했던 근거 없는 믿음을 다시 품에 들인다. 눈을 느리게 끔벅인다.)
(짐은 멀쩡한지부터 확인하자. 도스토 그 자신의 배낭부터 확인.)
 
튼튼하고 굵은 밧줄, 비닐에 잘 싸인 여분의 옷가지와 전에 카론이 만들어 준 아위디의 로켓 목걸이가 있습니다.
 
이건 아버지가 가져가, 라고 했던가요.
 
그리고 로켓에는 들어가지 않아 넣을 수 없던 크기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코팅되어 있는데도 가장자리가 거뭇하게 물들고 있는 사진 속 카론은 낯설어 보이고 도스토는 웃고 있습니다.
 
앞에는 사랑스러운 아위디가 있습니다.
 
얼마나 쓸어봤으면 사진에 손자국이 남았네요.
 
...그리운 시절이에요.
 
어밴던 L. 도스토:(되찾을 시절이라고 믿자.......)
(펼쳐본 짐을 도로 정리한다. 다음은 카론의 배낭을.)
 
잘 잠가둔 카론의 가방입니다.
 
이 가방이 아니었는데, 낡아 있던 예전의 가방을 버리고 새로 구한 가방인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기워둔 자국이 보이는군요.
 
손재주는 참 좋다니까요.
 
열어보면 작은 통조림 한 캔과 군용 나이프, 탄창이 비어있는 총, 붕대로 쓸 찢어진 옷가지, 진통제, 반짇고리가 들어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탄창이 비어 있네요.
 
총알이 꽤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도스토가 기절한 동안 써버린 모양입니다.
 
하긴, 도스토가 바다에 빠졌으니 총알을 아낄 여유 따위는 없었겠죠.
 
그리고 한 가지 더,
 
가방 속에 카론이 쓰던 기록용 수첩이 없습니다.
 
잃어버렸나?
 
어밴던 L. 도스토:(내 탓이지 뭐. 생각한 찰나에 빈자리를 느낀다. 수첩을 잃어버려? 차라리 반짇고리를 떨궜으면 모를까, 그건 통조림보다도 귀하게 챙길 텐데. 품에 두기라도 했던 건지.) ...섭섭하겠군.
(카론 힐끔....) ... (확인하는 것뿐인데 뭔가 도둑 고양이가 된 느낌. 왠지 빨라진 손길로 잘 여미고 일어난다. 부서진 책상들을 둘러보려고.)
 
빠직빠직, 걸어가면 유리조각이 밟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검게 물든 나무판자며 부서진 모니터가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딱히 쓸만 한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무기로 쓴다면 유용해 보이는 것들이야 있지만... 챙겨갈 정도로 화력이 좋지도 않고, 실용성도 잘 모르겠다. 미련 버린다. 별 수확 없이 걸음을 옮긴다.)
(덜렁거리는 문... 이 멋들어진 상태 좀 봐라. 문 좀 본다.)
 
덜렁덜렁 떨어지기 직전의 문이 거의 열려 있고, 문 너머는 복도인 모양입니다.
 
꿉꿉한 비린내가 납니다.
 
문 밖으로 나섭니까?
 
어밴던 L. 도스토:(비린내. 미간 살짝 찌푸린다. 인기척은 딱히 느껴지지 않나?)
 
특별한 인기척은 없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비린내를 한두 번 맡는 것도 아니고... 왜 익숙해지질 않는지. (차라리 고기 누린내가 낫겠다고 생각하며 문 밖으로 나간다. 구조를 미리 봐둬서 나쁠 거 없겠지.)
 
너머는 복도입니다.
 
여전히 창문은 모두 깨져 있고, 무언가를 옮긴 흔적처럼 조금 번져있는 핏자국과 발자국이 복도를 지나 옆 사무실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크기도 그렇지만, 샌들 자국인 걸 보니 발자국은 역시 카론의 것입니다.
 
도스토가 핏자국을 따라가면 닫혀 있는 문 앞에 도착합니다.
 
닫힌 문은 항상 불길하죠.
 
이 안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열 거라면, 조심히 여는 게 좋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머릿속으로 잠시 전투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봄. 요즘에야 생각 범주 외의 일이 더 잦다는 걸 알면서도 버릇을 못 버리겠다. 짧게 한숨 쉰다.)
(천천히,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순간 어지럼증이 올라오고 미약한 두통이 입니다.
 
그냥 두면 곧 가라앉을 통증입니다.
 
무시하고 문을 엽니다.
 
안쪽은 고요하며, 문을 열자 비린내보다는 좀 더 역한 냄새가 납니다.
 
부서지고 쓸려나간 책상이나 파티션들, 바닥에 직직 끌려있는 핏자국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저쪽 구석에 옷가지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손등으로 가볍게 코 밑을 쓸고.) ....... (오, 불온한 것.)
(무언가의 전체적인 실루엣 파악이 가능한가?)
 
있는 대로 옷가지를 끌어다 덮어 두었습니다.
 
도스토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무언가처럼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적어도 '살아 있는' 괴물은 아니겠지. 옷가지로 덮어둔다고 얌전히 새근대실 것들은 아니니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가까이서 봐도 생체 활동은 느껴지지 않나? 숨소리라든가.)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살아있는 것의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옷가지를 걷어는 보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아두는 게 좋겠지. 환경 파악 겸.)
 
다가가서 옷가지를 들춰보면 옷가지 아래에 죽어있는 괴물이 있습니다.
 
몸에 돋아난 비늘, 파란 피부에 퍼렇게 올라온 핏줄, 뒤틀린 신체에는 난투의 흔적이 보이고 목이 거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마 카론이 처리한 괴물인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카론 몸에 새로 감은 것 같은 붕대가 보였죠.
 
...사람이 어쩌다 이런 것이 되는 걸까요. 죽지도 못하고 괴물이 되어.
 
문득 멸망의 날이 떠오릅니다.
 
그날의 종말처럼 덮치던 검은 해일과, 그 때 잡았던 카론의 손이 생각납니다.
 
 
지금 손에 남아 있던 카론의 온기가 사라졌음이 문득 느껴집니다.
 
돌아갈까요, 도스토. 홀로 기다리고 있을 당신의 연인에게.
 
어밴던 L. 도스토:.......
죽었지. 사람은.
(그럼에도 옷가지를 다시 덮어주고 짧게 묵념한다. 아직도 무어라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당초의 사무실로 돌아간다.)
 
다시 복도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가면, 사무실 안에는 타오르는 노을이 가득합니다.
 
쏟아지는 핏빛 노을에 빠진 듯한 모습의 카론은 당신을 찾고 있는 듯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다 당신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카론:어디 계셨습니까.
혼자 다니면 위험합니다.
 
피부에 닿는 카론의 손이, 뺨에 닿는 입술이, 따뜻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정찰 좀 했다. 이미 다 내가 고생시켜 놓은 상황이었지만. (농담투. 가볍게 목을 감아안고 뺨에 키스를 돌려준다.)
그새 깼나. 곤히 자더니.
 
카론:(눈을 감았다가 느리게 뜨고) 네, 피곤했나 봅니다. 혹은 너무 긴장을 했나... 하루 꼬박 주무셨단 말입니다, 당신.
먼저 일어나셨는데 못 일어나다니 연하의 수치로군요.
(이마 살짝 기대고) 다치진 않으셨습니까? 위험한 일은 없으셨고요?
 
어밴던 L. 도스토:(연하의 수?치?인지 헛소린지를 들은 기분인데. 귀 후빈다.) 하루를 꼬박 잤다, 라.... (현역 때나 해본 경험을 또 해보는군.)
(일어나자마자 농담하는 걸 보니 평정을 나름 찾았나 싶다.) 됐어. 지금은 상태가 썩 괜찮다. 누가 후처리도 깔끔하게 해준 덕에 위험한 일도 없었고. 그대야말로 괜찮나. (검지로 몸 짚고 내려간다.) 새로 생겼잖아. (붕대 말하는 듯.)
 
카론:...아, 이거요. ...눈치채실 줄 몰랐습니다만. (잠깐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 젓는다.) 괜찮습니다. 그냥 조금, 피로할 뿐이에요. 조금 목이 마른 정도라. 안 다쳤으면 됐습니다.
(⋯) 왜 이리 오래 잠들어 계셨습니까.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면 반려 몸 상태를 놓칠까. (덤덤하게 본다. 피로감과 갈증인가. 최악은 아니지만 최선도 아니다.) 우선 알겠다. 이쪽 걱정은 더 하지 말고. (푹 쉰 만큼 카론 대신 뺑이 쳐줘야지 생각함.)
글쎄, 미인이 원래 잠꾸러기라곤 들었다만.... (진지하게 턱 쓸면서 할 소린 아님.) 감이 안 온다. 며칠간의 기억이 흐려.
외에는 잔두통 조금. 스트레스성일지도 모르겠군.
 
카론:...제가 구하는 게 조금 늦었습니다. 평소보다 바다에 오래 빠져 계셔서 그런 모양입니다.
(주위 둘러보고 가방 툭툭 챙겨서 맨다.)
여기서 주무실 겁니까? 빌딩 안쪽도 둘러볼까 하는데.
이젠 혼자가 아니니까요.
 
어밴던 L. 도스토:...아, 그럼 말이 되는군. (빌어먹을 바다 탓이라면 비상식적인 일도 나름 납득이 간다. 고개를 까딱였다.)
(제 가방도 챙김.) 동의하는 바야. 마침 더 보고 싶기도 했고. (카론의 온기가 불현듯 그리워지지 않았다면 먼저 둘러봤을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건 가정일 뿐이고.) 같이 가지.
 
 
 
두 사람은 빌딩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카론:도스토, 잠깐만.
가기 전에, 하나만요.
 
어밴던 L. 도스토:(?) (키스라도 해주나. 봄.)
 
카론:제가 너무 놀랐었으니까⋯, 오늘만. 오늘만. 조심해 줘요.
괴물을 만나도 싸우려고 하지 말고, 먼저 도망치는 거예요.
오늘 하루만요. 응?
(뺨에 살짝 입 맞추고 빤히 본다.)
 
어밴던 L. 도스토:(존나귀엽네.) ....... (아니, 이게 아니라. 이마 짚음. 곧 손 털면서 웃는다.) 이제 미쳐서 가겠다는 목표 따위 없어.
카론을 걱정시킬 생각은 더 없고. 최대한 조심하지. 그대도 조심해라.
 
카론:(안심했다.) 네, 그럴게요.
(그래도 빤히 본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네요. 이상해라.
(손 내민다.) 잡아요, 잡고 가요.
 
어밴던 L. 도스토:(귀엽다.) 허, 자는 동안 자주 보지 않았나? 나 역시 그렇기야 하다만.... (미친것.그만좀귀여워라.)
(생각에 비해 지극히 덤덤한 낯. 기꺼이 손을 잡는다. 마저 안심하라는 듯,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것은 덤.)
 
둘은 손을 꼭 잡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어밴던 L. 도스토:(가는 동안 질문.)
 
자연스럽게 깍지를 꼈습니다만 당신을 너무 세게 잡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잠깐머리가멈추네.)
(다시 집중하고 질문. 그동안 본 기억을 토대로 할 때, 괴물에게 물린 사람은 즉각 괴물로 변하나.)
 
KP: 네, 지금까지 지켜 본 물린 이들은 모두 몇 분 안에 괴물이 되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기억에 남을 법한 전조 증상은 따로 없었나?)
 
KP: 모든 이들은 푸른 핏줄이, 푸른 비늘이 돋아나면서 괴물로 변했습니다. 단계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그걸 전조 증상이라고 불러도 되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기억 회상 끝. KP에게 메타적 감사를 전하면서 마저 내려간다.)
 
3~4층 정도 내려가면 점점 파도소리가 가까워지고,
 
곧 물이 찰팍찰팍 차올라 있는 층에 도착합니다.
 
찬란히 붉은 석양조차 무자비하게 삼켜버리는 검은 파도가 발치까지 밀려왔다 부서져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카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이건 진짜 구라 같은데.)
 
카론:(눈 비빈다. 아직 잠이 덜 깼나.)
 
KP: 재시도해도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o(봄베이군.)
(방금은 카론을 보느라 주변을 기민하게 살피지 못한 거다. 개연성으로 희생시켜서 미안한데, 아무튼 그런 거다.)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진짜희생시켰는데?)
 
머지않은 저편에 등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하는 방향에 그나마 이 주변에서는 비교적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기울어진 빌딩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등대가 훨씬 가깝네요.
 
이제 정말 등대에 도착하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그럼 자, 점찍은 빌딩도 있으니 이제 헤엄쳐야겠죠
 
몸을 좀 풀어줍시다.
 
카론:(옷이 불편하지 않게 소매 잘 묶어 둔다.)
도스토, 갈 만한 곳이 보이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저쪽 빌딩이 괜찮아 보이는군. (기울어진 빌딩을 턱짓으로 가리킨다. 따라서 본인 옷가지가 거슬리지 않게 적당히 묶거나 하며.)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첨벙,
 
오늘도 검은 바다의 뱃속으로 뛰어듭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내가 살면서 해본 것 중에 가장 어이없는 실수가 TOP 4로 늘었다.)
 
카론:
수영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은 안정적으로 다이빙하여 풍덩-!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도스토는 물에 부딪히는 충격에 삼켰던 숨이 죄 빠져나옵니다.
 
카론:침착하게 숨 쉬십시오. 곧 잠수해야 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어푸어푸라고 하;다가 정신 똑디 차림.) 하아아. (라마즈 호흡법 한다. 라마즈 호흡법.)
 
오, 효과가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오, 편안.) ...그래. 이제 가지.
 
보글보글 물거품 소리, 눈을 뜨면 희미하게 투과되어 번지는 붉은 노을이 시야를 어물하게나마 밝혀줍니다.
 
무심하게 검은 물 속으로 잠수하고서야 빌딩 숲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카론과 도스토가, 그리고 아위디가 살아가던 장소.
 
…이토록 기묘한 공간이지요.
 
검은 바다에 수몰된 세상이라는 것은.
 
이 암흑의 묘지 속에 문명이 소화당하고 있습니다.
 
이끼가 잔뜩 돋아난 빌딩 벽과 추락한 비행기.
 
틈이 있는 곳마다 빼곡하게 자라나 제멋대로 흔들리는 새카만 해초는 먼저 죽은 이들이 살려달라 뻗는 손길만 같지요.
 
물속에서 느껴지는 꿉꿉함, 미적지근한 검은 바다…. 평상시보다 물 온도가 올라가 있는 느낌이군요.
 
바다가 변하려나?
 
어밴던 L. 도스토:(좋은 쪽으로 상상하고 싶어도 수온이 따뜻해지는 상황치고 좋은 꼴을 못 봤다. 멸망에 멸망 제곱이 더해지려나.)
(신도 무심하시지. 혹자가 떠들고는 하던 관용구를 떠올린다. 반대겠지. 관심을 보이니 뭐라도 변하는 게 아닌가? 잘난 신께서 어디 계시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잡생각을 덜어낸다. 안 그래도 시야가 좁아지는 기분인데, 왠지 기분도 더러워져서.)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0
판정결과: 실패
 
그나마 검은 바닷속에서 얕게 빛나고 있는 바다 반딧불이가 물살에 하느작거립니다.
 
가라앉은 자동차를 채우며 자라고 있는 산호초는 과거의 화려한 색은 사라지고 새하얗기만 한데, 자취를 감춰버린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무너진 벽에 끼여서 부푼 시신의 몸에는 따개비가 가득하군요.
 
보고 있기 괴로운 수준입니다.
 
그 때 가라앉은 소파가 소용돌이와 함께 밀려옵니다.
 
KP: 도스토와 카론, 수영 판정합니다.
 
카론:
수영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신 봤냐?)
 
KP: 대성공을 띄웠으므로 널널한 룰을 적용하여 2d10 성장이 가능합니다. 1d100을 굴려 기존치인 55 이상을 띄우면 성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0
굴림: 6
(?)
(하......................................)
(신 미친 새끼......................)
 
KP: 대성공이었던 점을 고려, 1d10 성장으로 줄이고 재도전 기회를 드립니다.
 
어밴던 L. 도스토:(좋군. 새끼 앞에 미친까지는 빼주겠다.)
Rolling 1D100
굴림: 96
 
KP: 뭔가 욕이 들렸던 것 같은 기분이지만, 1d10 굴려 주시면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
굴림: 5
 
KP: 도스토, 수영 기능치 5 상승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특별히 새끼도 빼주지.)
 
도스토는 수영을 잘하다 못해... 카론까지 이끌어 빠른 속도로 빌딩 쪽으로 향합니다.
 
 
 
물 속 하늘이 점점 가까워지고, 곧 머리를 수면으로 내면 꿉꿉하지만 시원한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웁니다.
 
눈 앞에는 점찍었던 건물의 창문이 있군요.
 
두 사람은 기울어진 빌딩의 중간층에 도착합니다.
 
KP: 수영하느라 지쳤으므로, 둘의 체력에서 1을 차감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울어졌는데도 물에 잠기거나 파도에 밀려 무너지지 않다니 제법 견고하게 지어진 빌딩이었던 모양에, 멀리서 봤을 때 보다 경사가 적습니다.
 
좋은 소식이지요.
 
도스토와 카론은 깨진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도가 아님에도 휑하니 넓은 공간에는 금 간 벽과 그 벽에 가득한 이끼만 보일뿐 물건이라고는 그림자도 없습니다.
 
아마 파도가 전부 쓸어갔겠지요.
 
아니면 인간이 쓸어갔거나.
 
발목 즈음까지 차오른 검은 바닷물이 파도가 칠 때 마다 얕게 출렁입니다.
 
카론:(푹 젖은 옷가지를 꾹 짠다.) 묘하게 평소보다 빨라지신 것 같습니다. 저까지 끌고 가셨는데도.
 
어밴던 L. 도스토:(안 그래도 물속에서 정신 나갈 것 같은 꼬라지를 보자니 신체가 유약한 정신 대비 각성이라도 하셨던 걸까 생각 중이었다.) 하다 보니 늘었나 보지. 여전히 그대보다는 못 하다만. ...스친 덴 없나? 꽤 큰 물건이었다.
 
카론:누구 덕분에 괜찮습니다. 워낙 빠르셨어야죠. (가볍게 농담하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복도로 나가면 복도 역시 얕게 잠긴 채 고요합니다.
 
한쪽 벽면이 뜯어져 그대로 보이는 바깥은 이제 완연한 암흑으로 수평선의 경계가 보이지 않고, 하늘이 어딘지.
 
또 바닥은 어딘지.
 
그저 익숙한 검은 풍경입니다.
 
복도 끝에 계단이 있습니다.
 
카론:...가 봅시다.
(손 달라는 듯이 내밀고 빤히 본다.)
 
어밴던 L. 도스토:(순간, 저 검은 풍경에 잡아먹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가...) 아, 그래. (한 텀 늦게 정신 차린다.)
(손 꾸욱 쥐고 걷는다. 기분이 뭐랄까. 역겹다가도 좋고, 좋다가도 별로고. 미약한 두통을 참는다. 이건 확실하게 스트레스성이다.)
 
손을 잡고 다닌 탓인지, 걱정이 전해지는 건지.
 
이제쯤 두통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계단을 통해 다음층으로 올라가면 반쯤 열린 문 앞에 도착합니다.
 
마찬가지로 문 너머에 복도가 보입니다.
 
고요한 빌딩의 길에 이어진 복도입니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 박살 나거나 박살 나지 않은 마네킹들이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다가가보면 부서진 마네킹은 부식된 탓도 있지만 괴물의 손톱에 부서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벽에도 손톱자국이 꽤 많이, 제법 깊게 남아있습니다.
 
조금 섬뜩한 광경이네요….
 
호러게임의 한 장면 같기는 하지만, 이곳에 마네킹을 세워둔 생존자는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운도 좋았겠고요.
 
이런 시대에 마네킹이라는 게, 그리 쉽게 구해지는 물건은 아니잖아요?
 
어밴던 L. 도스토:
기준치: 53/26/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KP: 카론도 해 봅시다.
 
카론:
기준치: 53/26/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은 마네킹들이 간혹 마른 옷가지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까이 갑니다.
 
어쩌면 나중에 필요할 때 갈아입을 수 있겠죠.
 
클래식한 셔츠와 바지가 있고, 또 눈에 띄는 것은...
 
잘 다려진 양복 한 벌과,
 
웨딩드레스입니다.
 
이 옷을 주문했던 이가 덩치가 큰 편이었는지, 셔츠와 바지, 그리고 예복은 두 사람에게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불운 내가 먹었나 본데. 생각이나 하다가... 카론 쪽 봄.)
 
카론:....이거 보십시오, 도스토.
(드레스에 달린 레이스 만지작...) 결혼 예복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응. 보이네. (벌써불안함)
 
카론:실제로 보는 건 처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 줄은 몰랐습니다만.
(빤히...)
 
어밴던 L. 도스토:(브금바꾼거진짠가?)
 
카론:제가 차마 묻지 못한 많은 것이 있습니다만.
저희가 혼례를 올린다면 누가 드레스를 입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애초에 186cm+실전 압축 근육과 187cm 건장한 체격에 들어맞는 양복과 웨딩드레스가 왜 하필 이곳에, 이리도 공교롭게, 아주 누가 차려놓은 것마냥 존재하는지부터가 시체에 달라붙은 따개비보다 이해가 안 가지만 대충 수긍한다.)
...보통은 둘 다 양복을 입는다고 전제하지 않나?
당초에 웨딩드레스가 낄 수 있던 거였, 아니, 낄 수야 있겠지. 있겠다만.
 
카론:...(빤히) 고우신데.
...가지고 갈까요? 이거. 다.
 
어밴던 L. 도스토:(이런 중에도 시선을 돌리긴 싫은 걸 보면 지독히도 ...하는 모양이다.) 그대만 할까.
...그, 뭐. 여벌옷이 없는 것보단 낫겠지. 수선은... 해야겠다만. (......잠깐. 내가 망설일 이유가 뭐가 있지? 카론에게 입히면 그만인데. 뒤늦게 알아챈 시점에서 이미 끝났다.)
 
카론:(유감스럽게도 아무 생각 없음.)
 
어밴던 L. 도스토:(아무 생각 없는 표정이군.)
 
카론:네. (셔츠... 바지... 양복과 드레스를 챙긴다. 왠지 가방이 든든해졌다.)
 
옷을 챙기느라 잠시 잊었습니다만,
 
복도에 있는 문들은 대부분 유리창이었던 모양인지 깨져서 엉망입니다.
 
옷 외에 얻을 것들은 반쪽 난 망치나 안이 비어있는 공구통, 부서진 가구처럼 쓸모없는 것뿐입니다.
 
다음 층으로 이동할까요?
 
어밴던 L. 도스토:(카론 가방 빵빵해진 거 본다. 묘하게 동태눈 뜸. 디폴트 동태눈이지만. 싫냐고 물으면 당연히 아니지만, 역시....... 아니, 됐다. 이쪽만 물고 늘어지는 건 강조해주지 않아도 알 것 같으니까.)
조심해서 이동하지. 괴물의 흔적이 생각보다 많았지 않나.
 
계단이 조금 뒤틀려 경사가 심하므로 조심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안전하기는 할 것 같지만요.
 
카론:
근력
기준치: 93/46/1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밴던 L. 도스토:(웨딩드레스 버프인 건가?)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
(¿)
(?¿?¿)
 
카론은 먼저 계단을 올라갑니다.
 
그러나 힘조절을 못한 탓인지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는 곳이 생겨,
 
뒤에 있던 도스토가 계단을 오르다 휘청입니다.
 
KP: 도스토는 민첩 판정.
 
어밴던 L. 도스토:(......아찔하다 정말.)
(이걸 본인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 바라야겠군. 쯧. 혀 한 번 차고 걷는 방향을 튼다.)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극단적 성공을 띄웠으니 마찬가지로 널널한 룰로 2d5 성장을 허용합니다...만, 80 이상을 띄워야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여긴 성장을 시켜주는군....)
 
KP: 93은 더 키우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여기라고 더 욕심 내지도 않는다.)
Rolling 1D100
굴림: 53
(평소 같은 실력이군. 됨.)
 
KP: 아쉽지만 더 성장하진 않습니다.
 
다음 층으로 올라가면, 아래층과는 정 반대로 자세히 살피며 걸어가 봐도 별다르게 전투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장소입니다.
 
피는 물론이고 괴물의 손톱이 할퀸 벽의 상흔도 없네요.
 
복도 양 옆으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있는 문들과, 저편에 보이는 반대쪽 계단은 나름대로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무너져있다는 것이 확실히 보입니다.
 
별다른 것은 없어 보이지만 바로 그게 맹점입니다.
 
이 층, 굉장히 깨끗합니다. 먼지도 쌓여있지 않았어요.
 
KP: 두 개의 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려 있는 방과 잠겨 있는 방이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사람이 머물렀던 건가? 그렇다 해도 이만큼 깔끔하긴 힘들겠다만. (카론과 자신이 빌딩을 옮겨 다닌 경우만 해도 그렇다. 구태여 임시 거처를 정성 들여 청소할 이유는 없다. 그럴 여유도 없고. 하면 안전하다는 이유로, 누군가 '임시' 이상을 머물렀던 거처인 걸까. 당장으로서는 그렇게 추측할 뿐이다.)
접근이 더 편한 쪽부터 보지. 어떤가? (열려 있는 방을 힐끔, 이어서 카론을 힐끔.)
 
카론:저를 왜 보십니까. 저야 당신이 말씀하시면 따를 것인데.
 
들어가 보면 주기적으로 청소한 듯 먼지 없는 방이 보입니다.
 
가구가 있었던 흔적과 바닥의 흠집, 벽에 진 얼룩을 보아하니 이곳에 있던 가구를 누군가 다 치웠거나 최초의 해일에 쓸려 비어버린 방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벽의 구석에 잡동사니로 만들어진 작은 탑이 보입니다.
 
다가가보면 비어있는 약통, 완전히 찢어진 책들과 낡아빠진 옷가지, 한 번 씻어서 둔 듯한 다 먹은 통조림 캔 같은 것들이 쌓여있습니다.
 
카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둘은 잡동사니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지 못하고 나옵니다.
 
카론:
 
어밴던 L. 도스토:하도 싹싹 비우신 덕에 소득도 없군.
 
카론:(잠겨 있는 방문 열어 본다.)
 
당연하지만, 잠겨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한데,
 
그 때...
 
철퍽, 철퍽. 발소리가 들립니다.
 
불쾌한 숨소리가 두 사람이 올라왔던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언제 들킨 걸까요? 망할 괴물.
 
도망치자니 반대편에 있는 계단은 완전히 무너져있고, 뛰어내리자니 아래쪽은….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네요.
 
애초에 괴물이 근처에 있는데 밤바다로 뛰어든다니 그거야말로 무리입니다.
 
숨으려면 방금 탐사한 빈방이 있기는 합니다만 괴물이 있는 곳에서 오늘 밤에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괴물의 발소리와 역겨운 냄새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도스토, 어떻게 합니까?
 
어밴던 L. 도스토:(...아, 제길. 머리 한번 굴리고 다급히 카론을 잡아끈다.) 카론, 방에 숨지.
(당장은 안전을 확인한 곳에서 시간을 버는 편이 낫다. 그런 판단.)
 
카론:(고개 끄덕이고 함께 방에 숨는다.)
 
두 사람은 발소리를 죽여 비어있던 옆 방으로 들어갑니다.
 
문은 닫히기는 하지만 잠기지 않습니다.
 
철퍽, 철퍽, 발소리가 결국 복도에 오르고 …
 
결국 두 사람이 숨은 방 앞에서 멈춥니다.
 
…이런 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숨었지만 결국 걸려서 전투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까요.
 
이제라도 먼저 공격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지금까지 생존해온걸요.
 
대비할 수 있다면 한 마리 정도는 죽일 수 있습니다.
 
카론:(도스토 꽉 잡는다..,)
 
...
 
망설이는 사이, 결국 문이 부서질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문이 부서져라 열리면, 그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흉측한 괴물입니다.
 
시퍼렇게 뜬 눈과 비늘, 기괴하게 발달한 날카로운 손톱. 불쾌한 냄새가 훅 끼쳐오고, 두 사람을 발견한 괴물은 괴성을 지르며 도스토에게 달려듭니다.
 
KP: 전투 시작입니다. 도스토 > 괴물 > 카론 순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지랄 났군. (차마 이럴 줄 알았다고는 못 하겠고. 이럴 수 있다고 확신은 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자기반성이 별로 쓸데 없다는 것도 안다.)
(총신을 쥔다. 장전 후 가능한 한 눈을 향해 조준. 원거리 무기를 써먹을 시간이 있긴 하단 것에 감사를 표해야 하나.)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괴물:그으으.... 그어.... (총탄에 맞고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다 도스토에게 달려든다.)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카론:(조용히...나이프 꺼내들고 괴물을 찔러 본다.)
군용 나이프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키퍼의 실수입니다. 마지막 회피는 괴물 다이스입니다.
괴물은 공격을 회피합니다. 다시 도스토의 차례입니다.
이번 턴 괴물 체력, -8.
 
어밴던 L. 도스토:(나이프는 맞지 않았나. 하면 이 시간에 장전은 무리다. 저쪽에서 달려드는 김에, 내빼지 않고 곧장 조준 자세에서 몸을 아래로 튼다. 총신을 역수로 쥐고 검을 찔러 넣는다. 명중한다면 곧바로 빼낼 수 있게 힘을 놓지 않고.)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괴물: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괴물은 회피합니다. 괴물의 차례입니다. 괴물은 도스토를 공격합니다.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어밴던 L. 도스토:(반격 판정. 손톱치고 거 대단히 서슬푸르긴 하다만 이제 와서 뒤로 물렸다간 죽도 못 쑨다. 피해를 감수하고 후면까지 이동한다. 검날의 방향을 바꾸어 허리 지점을 노린다.)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카론에게는 미안하게 됐다. 한데 이건 회피가 더 어려울 거다. 이해해주길 바라야지.)
 
KP: 도스토, 체력 -6, 괴물, 체력 -7.
괴물은 사망합니다. 전투를 종료합니다.
 
카론:(귀 막고 있다가 천천히 내린다.)
...피할 생각도 안 하십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제기랄, 더럽게 아프네.... 말로 뱉었다간 카론의 심정에 타격을 줄 게 뻔하다. 생각만 했다. 생각만. 그런다고 검을 뽑으며 비틀거린 순간이 숨겨질 리야 있으나. 검을 바닥에 박고 은근히 기댄다. 짧게 숨을 고른다. 자세를 곧게 폈다.)
피하는 쪽이 도박이었어. 무용할지 모를 도박보단, 득과 실이 확실한 게 낫지. (거짓은 아니다.)
 
카론:(가서 가만히 지혈해 준다. 잊지 않고 죽은 괴물에게 목례로 묵념을 대신한다.) ...압니다. 그래서 더 말 얹지 않을 겁니다.
 
괴물은 결국 축 늘어져 죽었습니다.
 
퍼렇게 뜨여, 번들번들 젖은 눈가에서 빛이 사라지면 마지막 숨결이 흩어집니다.
 
낭자한 피만은 그럼에도 언제나처럼 붉은색이군요.
 
이 괴물이 언젠가는 인간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증거처럼요.
 
카론:배낭에 약이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겠습니다.
응급처치
기준치: 75/37/15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느슨한 룰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1d3 회복합니다.
 
카론:2
 
KP: 도스토, 체력 2 회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 ...적어도 피는 멈췄겠어. 좀 낫다.)
고맙다. (치료든 양해해준 것이든. 괴물에게서는 눈을 돌린다. 시체를 오래 봐야 유익할 게 없단 사실은 지난 몇십 년간 익힌 바다.)
 
카론:(침묵하다 대답하는 대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놓습니다.)
 
KP: 관찰력과 행운을 모두 판정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기준치: 53/26/10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평온한 낯. 기대도 안 했다.)
(......미련 부려봄.)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썅.......)
 
눈이 좀 뻑뻑합니다. 몇 번 비비고 나서 다시 방을 봅니다.
 
아까는 급하게 숨느라 미처 몰랐는데, 한 숨 돌리고 살펴보니 벽 구석에 작은 열쇠가 떨어져 있습니다.
 
미리 발견했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붉은 비린내가 낭자한 바닥인지라 열쇠에도 피가 튀어있어 조금 찝찝하네요.
 
열쇠를 챙기면 잠긴 방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잠시 손에 피를 묻히는 것과 핏물을 까만 바닷물에 닦는 것 중 무엇이 더 거지 같은지 생각해본다.)
(둘 다 상거지다. 평등한 결론을 내리고 저벅저벅 열쇠 주워 옴.)
 
얻은 열쇠를 잠겨있던 문에 넣고 돌리면, 아니나다를까 열쇠는 딱 들어맞고, 찰칵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문을 열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작고 아늑한 방이 나타납니다.
 
회사에서 휴게실이나 취침실로 사용하던 장소일 것 같군요.
 
젖지 않은 침대.
 
침대를 보는 게 얼마만이죠?
 
그리고 무너지지 않은 꽤 멀쩡한 책상과 의자.
 
책상 위에 있는 들.
 
다른 것 보다는 낡아 보이지만 색색의 천을 여러 겹 올리고 기워 포근해 보이는 2인용 소파가 침대 옆에 놓여있습니다.
 
작지만 바깥이 보이는 창문과 비가 올 때를 대비한 것 같은 창문에 꼭 맞는 나무판도 있고, 작은 테이블도 보이네요.
 
게다가 가구들은 약간 기울어진 빌딩에 맞춰 접은 종이 등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만큼 해내기가 참 어려웠을 텐데요.
 
이곳을 거쳐갈 생존자를 위해 누군가가 남기고 간 방일까요?
 
아니면, 아직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생존자의 방일까요.
 
하루만 빌려도 뭐라고 하진 않겠죠?
 
어밴던 L. 도스토:(역정을 낸들 상처 까 보이면 용납하겠지.) ...경험이 참 좋아. 이게 얼마나 감사한 풍경인지도 알려주고. (헛웃음.)
 
카론:....들어가서 쉬어요, 도스토. 피로한 날입니다.
 
KP: 파란 글씨로 된 부분은 조사가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그러지. 몸상태가 이래서 한판 못 하는 게 아쉽군. (농담하며 침대부터 살핀다.)
 
카론:말이나 못 하면. 정말 덮치기 전에 그런 농담은 마십시오. (하고 말은 하지만 이쪽도 지쳐 있다. 의자에 가 앉는다.)
 
눌러보면 삐걱, 소리가 작게 납니다.
 
그래도 매트리스는 푹신하네요.베개도 있고요.
 
2명이서 잠들기에 조금 좁지만, 꼬옥 붙어 잔다고 생각하면 좋은 넓이입니다.
 
이 방은 바닥도 깨끗하네요.
 
어쩐지 이불 안에 무언가 있는 듯 볼록합니다.
 
작은 물건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꼬옥 붙어 잔다고 생각하면.)
좋으면서 그래. (옅은 웃음. 이불 보고.......)
(에그라거나 각좆이라거나 이 상황에서 보고 싶지 않은 것이길 빈다.)
(아니, 에그 정도는 괜찮나? 쏴 맞혀서 동력원을 폭파시키면 사용이 조금 번잡한 폭탄 정도로는 기능할 수 있겠....) ....... (내가많이힘든가보군. 웬일로 메타 인지 성공.)
(아무튼 이불 들춘다.)
 
무엇을 상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불을 들추면 머리맡에 CD플레이어가 있습니다.
 
CD플레이어라니, 예전 같았으면 구식이라고 웃었겠지만 지금은 반가울지도 모르겠어요.
 
열어보면 CD가 한 장 들어있지만 어느 가수의 무슨 앨범인지는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러도 동작하지 않습니다.
 
뒤집어서 열어보면 배터리가 들어가야 할 두 개의 칸이 비어있습니다.
 
-
 
어밴던 L. 도스토:(흠. 침대에 올라 있는 걸 보면 비교적 최근에 사용했다는 뜻일 텐데.)
(걸음을 옮긴다. 책상에 배터리가 있진 않을까 하고.)
 
서랍이 세 칸 있는 책상 위에는 펜 몇 개, 그리고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가만, 그러고 보니.......) 상태가 괜찮은 책은 오랜만이군. (열린 방에서도 그렇고, 대부분 책이라 부르기도 뭐한 종이 뭉치가 되어버리니 말이다.)
 
카론:...읽고 싶으시면 그러셔도 좋지요, 저는 읽지 못하니 말입니다.
(뭔가 말하려다 관둔다.)
 
어밴던 L. 도스토:(배터리 찾다 말고 부터 든다. 산만한 선택.) 내용이 볼 만하면 낭독해주겠다. (책장을 넘기다, 너머로 카론을 곁눈질한다.)
 
젖었다가 말린 흔적이 있는 책도 있고, 한 번도 젖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여러 장르가 혼재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근대 관념의 정의] 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인어공주] 도 있고, [직장 생활 팁 100가지!] 라는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아온 모양이에요.
 
그리고 책들 사이에 끼어있는 수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첩은 기록일지 같은 느낌입니다.
 
카론도 이런걸 적었었죠.
 
몇 페이지만 읽어볼까요?
 
어밴던 L. 도스토:(이거야말로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이다. 조금 흥미를 느끼고 펼쳐본다. 동시에.)
 
KP: 핸드아웃, [윈의 수첩] 1, 2가 공개되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의 기록 수첩은 내지 구성이 어땠는지도, 언젠가 기웃거린 기억을 되짚어 본다. 필요하다면 판정을 더해서.)
 
KP: 카론의 기록 수첩은 카론이 그린 정밀화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예쁜 장소에 가면 오래도록 한 자리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고,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수집하듯 그 수첩에 담아 두었습니다.
따라서 도스토, 당신의 모습과 아위디의 모습 또한 기록 수첩에 있었습니다. 평소보다 신중한 선으로.
볼펜으로 벅벅 지워진 문장으로 확인하려면 관찰력, 혹은 지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지운 문장들의 앞뒤 맥락을 더듬어 본다.) 수첩은 결국 못 찾았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당황스럽긴 합니다만 또다시 성장 판정입니다. 1d100을 굴려 65 이상이면 2d5만큼 성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살다살다 남의 정신 간당간당한 편지를 읽으면서 지능을 개발하다니.)
Rolling 1D100
굴림: 72
(진짜 왜지.)
 
KP: 성장합니다. 2d5 굴려주세요.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2D5
굴림: 7
 
KP: .......7 성장합니다. 지능치에 7 추가해 주세요.
 
도스토는 '이곳에서 길잡이를 해볼까싶다. ...그때는 돕지 못했으니.'라는 문장을 읽을 수 있습니다.
 
카론:수첩이요?
못 찾다니 무슨 뜻입니까? (의자에 늘어져 있다가 고개 기울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쓰지 않긴 했습니다만.
 
어밴던 L. 도스토:('그때'라면 후회하는 기록을 남긴 부분인가. ...역시 이곳은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인 건지. 수첩을 더 뒤적인다. 외에 볼 만한 건 없나.)
아, 몸에 지니고 있었나?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다행이군. (...) 최근에는 기록하고 싶은 게 딱히 없어서인가.
 
KP: 더 볼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카론:...비슷합니다. 이런 세상이지 않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수첩을 덮었다.) 세상 대부분 것들이 눈에 담고 싶지도 않게 됐지. 여유도 줄었고.
(문득.) 그래도... 이 방은 꽤 기록할 만하지 않나?
 
카론:...기록하려면 오래 봐야 합니다.
한데 지금은, 당신을 보고 있는 게 더 좋습니다.
오늘의 방과 오늘의 밤은 나중에... 필요하다 느끼면 따로 기록하겠습니다. 오늘은 온전히 당신을 보고 싶어요.
 
어밴던 L. 도스토:그럼 됐어.
단지 염려했을 뿐이다. 좋아하는 취미 하나를 잃은 건 아닌지. 내 덕에 미루고 있었다면, 적어도 한 가지 이유는 마음에 드는군그래....
실컷 봐라. 질리는 날까지 보여줄 테니.
그런 날은 안 오겠지만, 아마도.
 
카론:...아시니 다행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내 매력은 별로 안 믿는다만,
그대가 정의 내린 감정을 믿는다.
 
카론:그리 고우신 얼굴과 화려한 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의자에서 일어나서 가까이 온다. 피로가 역력한 낯이지만 그래도 허리를 끌어당겨 기댄다.) 저는...
제 감정을 정의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심장에서부터 저 범람하는 물보다 짙고 깊게 고이다 또한 해일이 되어 덮치는 감정에 시시각각 솔직할 뿐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그건 휘발성의 매력이지. (두어 번 소리내어 웃는다. 다 묻어뒀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랜 설움이던가 싶어서.)
(무리하긴..... 뺨에 손을 얹는다. 살살 쓸면서.) 한 단어로 일축하는 데엔 성공한 줄 알았더니만. 아직도 갈 길이 멀군.
멀어서, 행복하다.
평생 같이 걷자고. 수몰한다면 어디까지나 카론과의 감정 속인 게 좋으니까.
 
카론:(눈을 감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꽉 끌어안는다.) 마음에 담아 둔 언어는 있습니다만 기존에 가져 본 적 없는 말이라 확신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도스토가 먼저 꺼내실 때 기꺼이, 기쁘게 꺼내겠습니다.
(고개 돌려서 도스토가 보던 수첩 가만히 본다.) 내용을 읽을 수는 없으나 간절함이 읽힙니다. ...혹은 처절함이.
(씁쓸한 얼굴을 하다가 기댄다.) 세상이 참 참담하지 않습니까. ...지치지 말아야 하는데.
 
어밴던 L. 도스토:(같은 언어를 떠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몇 번을 돌이켜도 새롭고 따스해서, 때가 아님을 알면서도 또 다시...... 아, 늘 같은 방식. 행복에 비례해 질척이는 욕심이 눌어붙는다. 언제쯤에야 참을성을 기를 수 있지. 옷깃을 꾹 쥔다.)
(다른 내용은 요약해 전달할지언정 마지막 장은 조금 후에 전문을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대면 기대는 대로 어깨를 토닥인다.) 신경 쓰면 더 지친다. 적어도... 다른 세상 하나는 잘 피신해 있단 것에 감사하자고.
세상이 야박한 지는 오래됐다. 가끔 혀가 아리게 다정한 건 사람이지. 여기도 그런 사람이 머물렀나 보더군. (그제야 수첩 내용을 읊어준다. 가려졌던 문장도 빠짐없이.)
 
카론:그래요. 우리의 세상이면서 미래가 피신해 있지요. 만나러... 가야 하는데.
(가만히 기댄 채로 더 말하지 않다가 다시 의자로 가서 앉는다.) 잠들고 싶을 때 말해요, 도스토. 곁을 지킬 테니.
 
어밴던 L. 도스토:그럼. 거의 다 왔지 않나.
오냐. 덕에 악몽은 안 꾸겠어. (이미 악몽 따위야 가뭄에 콩 나듯 꾸기를 몇 년째지만.)
(책상 서랍을 뒤져본다. 배터리는... 없으려나. 그럼 소파 한번 보고.)
 
[첫 번째 서랍]
 
입을만한 마른 옷가지가 들어있습니다.
 
옷가지를 뒤적이면 사이에 있는 배터리 두 개, 양초와 성냥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불까지 찾다니. 생각보다 쏠쏠한데.)
(어차피 전부 작은 물건들이겠다, 빠짐 없이 챙겨둔다. 음. 머무르는 동안에 길잡이 되시는 분이 돌아오시면 반납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때.)
(다른 서랍에는 뭐 들었나 구경만 한다.)
 
[두 번째 서랍]
 
이 서랍에는... 투명한 봉투가 여러 개 놓여있고, 봉투 속에는 자그마한 씨앗들이 삼삼오오 들어있습니다.
 
봉투를 뒤집어보면 [나팔꽃] [해바라기] [장미] [아스포델] 등 꽃 네임택이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씨겠죠?
 
꽃.. 흙과 꽃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낭만 있네....... (보관해둔 것이 하필 꽃이니까. 실용성도 뭣도 없으나 뭇 인류의 사랑을 함뿍 받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의 흔적을 남길 생각이라면 꽃이 좋지.)
(마지막 서랍도 본다.)
 
[세 번째 서랍]
 
이쪽은... 다 녹은 몽당양초와 심이 없는 펜, 방전된 배터리 네 개와 완전히 마른 종이 따위가 들어있습니다.
 
사용을 마쳤으나 버리기엔 미련이 남는 것들이 자리한 듯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가축 우리 비슷했던 제 방을 떠올린다. ...뭐, 따지자면 그건 그거대로 질서가 있으니까 냅뒀을 뿐이고 지대한 의미가 담긴 적은 없지만. 끝을 알고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라서.)
(뭔가 좀 우스워져서 서랍을 도로 닫는다.)
(일어나서 CD 플레이어에 배터리 조립하러 간다.)
 
CD 플레이어에 배터리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재생됩니다.
 
정리된 테이블, 소파 밑에는 통조림, 삐걱이지만 그래도 푹신한 침대와 소파도 있고, 촛불과 성냥도 있습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조금의 안락함일까요.
 
아주 오래간만에 우리는 사람이 살법한 장소, 안락한 방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잊어버릴 뻔했는데.. 인간의 삶을 향한 어떤 향수가 느껴지는군요.
 
하늘은 여전히 어둡지만 오늘은 별이 가득하여 세상으로 아득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들리는 노랫소리.
 
… 저편의, 창문으로 보이는 등대에 불이 켜집니다.
 
역시 굉장히 가까운 게, 앞으로 이틀정도면 도착하겠어요.
 
희망적이군요.
 
어밴던 L. 도스토:(좋은 꿈을 꿔서 나쁠 거 없잖아.)
....... (아, 지금이라면 왠지 악몽이 아닌 걸 넘어서 썩 기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둔 채로 침대에 걸터앉는다.)
 
카론:(침대 쪽으로 와서 곁에 앉는다. 앉으면서 손을 겹친다.) ...주무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응. (손목을 부드럽게 돌린다. 겹친 손을 쥐었다.) 이 정도 음악은 자는 데 방해 안 되나. (본인 귀 톡톡 건드리는 시늉.)
 
카론:(고개 숙여서 이마에 입을 맞추고 고개를 살짝 젓는다.) 아뇨, 전혀. 기쁜 순간들엔 음악이 빠지면 섭한 법이니.
주무십시오. 잠드는 걸 보고 자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미 꼬박 하루를 지켜봤으면서. (마다하지는 않는다. 몸이 다소, 피로한 참이라.... 후회하지 않고, 감히 '무리했다'고 이름 붙일 수준도 아니었지만, 타격이 크긴 했으니.)
(......당신은 이쪽이 먼저 잠든다고 해서 사라질 사람도 아니고.)
(입술에 짧은 버드키스를 돌려준다. 먼저 이불을 걷고 눕는다.)
 
카론:(잠깐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곁에 눕는다. 시선은 늘 그랬듯 올곧게 당신에게, 그리고 여전히 따뜻한 손은 손을 놓지 않는다. 손을 뻗어 머리칼을 쓴다.) 잘 자요, 내...
 
어밴던 L. 도스토:(이래서야 누가 어린 건지. 가끔 생각한다. 진즉 당신에게 내보이겠다 털어놓은 것이 어리광이라 다행이라고. 올곧은 시선을 끝끝내 눈에 담는다. 피로감이 눈꺼풀을 억지로 여밀 때까지. ...따뜻하다. 가질 수 있는 온기라서 좋다. 잠결에 더 엉겨 붙었을지 모를 일이다.) ...반려. 좋은 꿈 꿔.
 
검은 바다가 온 세상을 삼켜버렸고, 그 거품에서 괴물이 태어났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멀어지는 의식 속 마지막까지 들려오는 오늘의 파도 소리는 무척 자장가 같습니다.
 
.
 
.
 
.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습니다.
 
살이 뜯어지는 소리, 하늘이 다 무너지는 것 같은 비명에 귓가가 아플 지경입니다.
 
누가 울고 있지?
 
누가 부르고 있나요?
 
시선을 내려보면 피가,
 
당신의 손에 가득합니다. 살점, 피, 있어서는 안 될 것들.
 
이게 무슨 일이죠?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KP: 도스토, 이성 1 차감합니다.
 
…다시 고개를 들어보겠어요, 도스토?
 
그럼,
 
당신의 품에 피투성이의 카론이....
 
카론:괜찮⋯, 두⋯ 찰⋯ ⋯이 기⋯ 니.
 
이게 무슨, 아니,
 
이런 게 현실일 리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 도스토의 이름을 부르는 카론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스토.”
 
"도스토."
 
카론:도스토!
 
…꿈?
 
도스토가 눈을 뜨면 사방이 밝아 눈이 부신 것이, 벌써 해가 중천이네요.
 
도스토를 바라보고 있는 카론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기분 나쁜 꿈이었어요.
 
카론:...악몽을 꾸셨습니까? 한참 불러도 일어나지 않으셔서 걱정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 (작은 탄성.)
(악몽, 이라니. ...이런..., 이런 건. 생각마저 차마 완전한 문장을 이루지 못해 그저 침묵하고만 있었다. 몇 박 늦게야 대답한다.) ......그래. 지랄맞게 선명하더군.
(차라리 결혼이었길 빌어야지.) 핫, (그리 생각하니 좀 유쾌해지는 것 같기도. 앞머리를 헝클어트린다.) 걱정 좀 했겠어.
 
카론:(뭔가 애쓰는 것 같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무엇에 대한 긍정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물...이라도 한 잔 드시지요. 소파 아래에 있던데.
(조용히 일어나 소파 아래에 있는 물병을 줍고 오려다 떨어트린다. 한 번 짧게 한숨을 쉬더니 다시 집어들어 뚜껑을 열어 건넨다.) 통조림도 드시겠습니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출발해도 좋지요.
 
어밴던 L. 도스토:그러지. 고맙다. (물 받아 마신다. 마른 목을 축이니 이제 좀 여운이 가신다.)
여기서 웬만한 건 전부 해결하고 가자고. 안전할 때 누려야지. (농담 하고는 따라서 일어난다. 비틀거리지는 않았다. 통조림 뒤진다.)
 
KP: 당장 까서 먹을 수 있는 통조림과 오프너가 있습니다. 스튜나 미트볼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미트볼. (무심코 육성으로 언급.) 스튜도 하나 열까?
 
카론:예, 당신이 드시고 싶으신 걸로.
 
어밴던 L. 도스토:(주섬주섬 미트볼과 스튜 통조림 하나씩 연다....)
 
카론:....먼저 드시는 거 좀 보다가 먹겠습니다.
(포크랑 스푼을 어디선가 찾아 건넨다. 물론 본인 것도 있다.)
 
어밴던 L. 도스토:(냉큼 받아 포크로 고기 하나 찍으심.) 왜. 체할까 걱정이라도 되나? (야무지게 드신다. 밥잘먹음이.)
설마 장유유서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국적을 생각해라)
 
카론:(그제야 안심한 듯이 미트볼 먹는다.) 그럴 리 있습니까.
차라리 반대로 자식 입에 들어가는 걸 우선하는 느낌이면 모를까.
 
어밴던 L. 도스토:....... (오, 새파랗게 어린 이에게 자식 취급을.) 서로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 사이긴 하지. (이런 일에 묘하게 들떠서는 좀, 추하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한 입 더 먹는다.)
 
둘은 평화롭게 아침 식사를 이어갑니다.
 
비록 따뜻한 음식은 아니어도 이렇게 그럴듯한 아침 식사를 한 것도 오랜만입니다.
 
여기 머무르고 싶은 충동도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곳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겠죠.
 
통조림을 다 비웠다면, 슬슬 다시 등대를 향해 수영할 차례입니다.
 
카론:...갈까요,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가지.
더 기다리게 할 수 없잖나.
 
카론:....그렇죠. 우리 딸.
 
둘은 짐을 챙겨 나와 복도를 따라 걷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문득 바깥을 바라보면, 높게 뜬 태양 빛에 세상 아래에 수몰된 도시가 반짝반짝, 아이러니하게 아름답습니다.
 
뺨을 간질이는 보드라운 바람은 평화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그 풍경을 잠시간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옆 빌딩의 깨진 창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사람 그림자를 목격합니다.
 
옆 빌딩은 나름대로 먼 편이라 저 사람은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람.
 
새삼, 사람을 오래간만에 보는군요.
 
KP: 관찰력 또는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긴, 우리만 남았을 리도 없겠지. (어쩐지 안심이 된다.)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KP: 관찰 판정 기회를 드립니다.
 
어밴던 L. 도스토:(고맙다....)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미안?하다.)
 
저 사람이 한 장소만을 서성서성, 서성이고만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던 찰나, … 갑작스레 건물에서 뛰어내립니다.
 
풍덩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 상황을 견디지 못했거나, 혹은 비관해서 스스로 뛰어내려버린 모양입니다.
 
카론은 그것을 보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 혹은 이제는 그조차 무뎌진 것인지 먼저 고개를 돌립니다.
 
카론:...이상하게 아름다운 날입니다.
갈까요.
 
어밴던 L. 도스토:....... (아무리 멀다 해도, 기껏 여기까지 도달해 놓고...... 어째서.)
(한순간 흔들린 눈을 감는다.) 예쁜 날이지.
(생각해보니. 아위디가, 카론이, 모든 변수가 단 한 번이라도 삐끗했다면 저것은 제 결론이었겠다. 속으로 짧게 묵념만 했다.) 새삼스러운 말이다만.
조심하도록.
 
카론:...네, 당신 또한.
 
두 사람은 다시 이동합니다.
 
계단을 내려가 물이 차오른 층에 도착한 뒤 오늘의 목적지를 점찍고 수영할 준비를 해야죠.
 
등대가 곧이니까요.
 
아위디는 내색하진 않아도 아버지를,
 
좋아요, 아버지들을, 꽤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방금까진 날씨가 그렇게 좋았는데, 수평선 너머에서 어둑한 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곧 날이 흐려질 것 같습니다.
 
높아진 파도가 사납게 몰려오는 것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겠어요.
 
...
 
오늘도 검은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나름의 한가롭던 풍경이 단박에 뒤집혀 어두컴컴해진 시야, 귓가로는 물소리가 들어찹니다.
 
멸망하여 무너진, 이끼가 가득한 수몰도시에는 오늘따라 어째 바다 반딧불이도 보이지 않네요.
 
KP: 지금부터 수영합니다. 카론의 경우 정신력으로, 도스토의 경우 수영으로 판정합니다.
다이스 굴려 주세요.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평소보다 현저하게 수영 속도가 느리고, 괴로워 보입니다.
 
둘은 계속해서 수영합니다.
 
KP: 같은 판정 한 번 더 해주세요.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카론이 물거품을 내뱉으며 가라앉습니다.
 
KP: 카론을 구하고자 한다면, 도스토는 수영 판정 혹은 근력판정으로 그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실패할 때마다 카론의 체력이 1 차감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실력은 이쪽보다 월등하던 자가 대체 무슨 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저 자신의 자세도 흐트러진다.)
(의아해할 틈도 없다. 곧바로 우회해 카론에게 손을 뻗는다.)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순간적으로 당황한 탓일까요.
 
도스토는 연인의 손을 놓칩니다.
 
무쇠같은 이의 얼굴에 호흡을 놓친 통증이 선명합니다.
 
KP: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일순 이름을 외칠 뻔하였으나, 간신히 정신을 다잡는다. 이쪽까지 숨을 놓치면 있어야 할 기회도 오지 않는다. 조금 더, 더 가까이서, 흔들림 없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손이 다시 닿습니다.
 
잡아채 끌어당긴 연인은 고통스럽게 눈을 뜨고 당신을 보더니 뭍으로 올라가자고 신호합니다.
 
KP: 마지막 수영 판정입니다.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성장합니다. 2d5, 먼저 다이스를 굴려 60 이상이 나와야 성장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다른 건 됐다. 카론을 끌고 올라갈 수 있게 됐으니.)
Rolling 1D100
굴림: 26
 
KP: 성장하지 않습니다.
 
급히 올라오면 바로 앞에 반쯤 무너져내린 빌딩이 있습니다.
 
본래 예정했던 건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무너진 벽 안으로 카론을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카론은 목을 꽉 쥐고 있습니다. 숨이 막히는 걸까요.
 
무너진 벽 안으로,
 
카론을 데리고 가서 뭍에 올려 두면,
 
그럼 이제, 도스토는 확실히 보게 됩니다.
 
카론의 몸에 퍼져 있는 감염의 증거.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KP: 이성 1 차감합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연인 앞에서 무너지기엔,
 
도스토는 강한 사람입니다.
 
덕분에 도스토는 차분히 연인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카론의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천천히 퍼지던 푸른 핏줄이 점차 빠르게 뻗어 나갑니다.
 
흰자위는…. 아직까지는 푸르지 않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랗게 변해갈 것입니다.
 
밭아진 숨은 뭍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쌕쌕 소리를 내고, 동공이 속절없이 풀려가는 게 도스토의 눈에 보입니다.
 
카론:도....스토.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오히려 꿈 같은 상황이라서인가? 아니면 그 꿈에서 놀라야 할 것도 모조리 쏟아붓고 만 건지. 아니면 잘난 PTSD의 연장선이신지, 아,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다. ......기실, 다른 생각 따위는 낄 틈도 없다.)
...듣고 있어, 카론.
 
카론:...등대가, 얼마... 안...
아가...
당신은, 꼭... 그곳에....
 
카론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기절합니다.
 
기절하기 직전, 무언가 말해야 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결국 말을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카론의 숨소리가 끊어질듯 희미해, 성난 파도소리만이 적막한 세상에 가득합니다.
 
꼭 물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외톨이가 되었네요. 도스토. 이제 어떡하지요?
 
KP: 원한다면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상해. (빠져나온 한마디라곤 그것이었다. 이상하다, 말이 안 되잖아. 지금까지 살피기로 감염 단계 진행은 무척 빨랐다. 몇 분이면 끝나지 않던가. 그러나 카론은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상태가 이상했다. 그때 이미 감염 상태였다면, 진행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 길고 느리다. 그렇지만...)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지? 이미 빌어먹을 푸르름이 그 몸을 타고 있는데.)
("지휘관"답게 판단하기로는 저항이 없는 지금 죽여야 옳다.)
....... (사랑한다는 말은 듣지 못하게 되겠지만. 영원을 지키려면, 나아가 사람으로서 죽으려면. 또한 괴물의 위험을 제거하려면. 알면서도.)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로서는, 역시....... 어딘가 탐탁지 않은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사고한다. 다른, 다른 방법은.......)
지능
기준치: 72/36/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 등대에 백신이 있다고 했죠?
분명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아니,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전력으로 헤엄친다면 한 시간.
그 거리에 등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스토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KP: 이대로 카론을 두고 가면 괴물에게 잡아먹히거나, 혹여 생존자가 있다면 살해당하는 결말뿐임을요.
물론 데리고 갈 수도 없을 겁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을 고통스러워하기도 했고,
한 시간은 당신이 혼자 전력으로 수영할 때의 기준이니까요.
우선은 이 빌딩을 돌아보고, 카론을 숨길 곳을 찾는 것이 최선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진행이 늦다면 다행일 뿐이지. 해야 할 일을 정했으니 이외의 고민은 지운다.)
(카론을 둘러멘다. 빌딩 내부로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
 
 
 
도스토의 젖은 발걸음 소리가 고요 사이에 복도를 울립니다.
 
걸음걸음마다 검은 물로 발자국이 남습니다.
 
등에 업힌 카론의 체온은 도스토가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겁습니다.
 
그나마 바깥에서 들어와야 할 햇빛도 이제는 먹구름에 가려 시야가 어둡기만 한데도 이 빌딩이 엉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카맣게 물든 벽에 이끼가 가득 끼어있고, 괴물의 흔적과 말라붙은 핏자국, 형편없이 구겨져있거나 뜯어진 문 너머로는 온통 부서진 책상과 컴퓨터, 어디서 쓸려왔는지 모를 반쪽 난 간판 따위 뿐입니다.
 
카론을 숨길 만한 장소가 찾아지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계단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복도 끝에 긴 나무막대기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람의 흔적입니다.
 
다가가면 쇠파이프가 닫혀있는 문의 문고리에 꿰어져 있습니다.
 
고전적인 잠금 방식이지요.
 
혹시 생존자가 괴물을 가둬 두고 간 장소는 아닐까요?
 
KP: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필 골라도 이딴....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당신이 카론처럼 예민한 청각을 가졌다면 모를까,
 
문 안에 있는 것의 숨소리같은 것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 안에 든 게 무엇이든...
 
이 빌딩에 닫히는 문이라고는 여기뿐인 것 같으니 방법은 없습니다.
 
오로지 이 문 밖에.
 
어밴던 L. 도스토:(한숨도 안 나온다. 그래. 안에 든 게 뭐든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카론을 잠시 내려두고 머스킷을 장전한다. 그 뒤에야 쇠파이프를 빼낸다.)
 
도스토가 막대기를 치우고 문을 열면 그곳에는 쇠약해진 괴물이 있습니다.
 
이 약해보이는 괴물은 등을 돌린 채 웅크리고 있습니다.
 
병에라도 걸린 것 같고, 도스토가 왔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마음 약한 생존자가 차마 죽이지 못해서 이곳에 가둬버렸고, 그대로 오래 굶어서 그런 걸까요?
 
우리에게 아주 좋은 일이기는 합니다.
 
습격이 가능할 테니까요.
 
이대로 괴물과 함께 카론을 가둬 두자니...
 
그건 역시 무리죠.
 
어밴던 L. 도스토:(겠나 진짜?)
 
공격하지 않고 나갑니까?
 
어밴던 L. 도스토:(......괴물은.)
(당초 그에게 이지가 없기 때문일까. 왜인지 세상이 이렇게 된 후에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적군보다 치기 망설여지는 존재다.)
(그럼에도. 눈을 오히려 똑바로 뜬다. 피아식별은 제대로 해야지. 공격할 의사를 보이지 않더라도 해야 한다면, 기꺼이.......)
(......당위이니 기꺼이, 라고. 빌어처먹을, 나는, 그 익숙한 논리를.......)
(스스로 더 망설이기 전에 조준한다. 방아쇠를 당긴다.)
 
KP: 공격행동 판정해 주시면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총성이 울립니다.
 
그리고 그 한 번으로,
 
붉은 피가 바닥을 질척하게 적시며 괴물의 숨이 끊어졌습니다.
 
죽이긴 했지만 굉장히 찝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28/14/5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KP: 죄책감으로 인한 이성 차감, -1.
 
어밴던 L. 도스토:핫...... (공격해 오지 않는 이를 치는 건 역시 기분이, 별로네....) 카론.
 
그렇게 카론에게 다가가려고 뒤돌아본 도스토는, 열린 문 너머, 복도 저편에서 도스토를 바라보는 괴물과 눈이 마주칩니다.
 
괴물:그아아... 아, 아아아아악!!!!!
 
괴물은 도스토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괴성을질러대며 도스토를 향해 달려옵니다.
 
귀가 아프고 기분 나쁜 울부짖음이 건물을 울립니다.
 
KP: 전투 시작입니다.
도스토가 선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게 옳았을까, 카론. 뱉지 못한 물음은 그대로 사멸한다. 옳은지는 몰라도 나았다. 선택이란 게 으레 그렇다. 이것 또한.)
(한 번 더 장전. 아직 지근거리는 아니니 시간이 있다. 곧바로 발포한다.)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KP: 괴물, -13, 도스토, -2.
 
달려든 괴물의 날카롭고 긴 손톱이 엉망으로 휘둘러집니다.
 
파괴력은 있어 보이지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뭐, 괴물에게 제정신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광분한 괴물을 본 적이 있던가요?
 
일단 전투를 끝내고 생각해야 합니다.
 
카론의 상태가 더 급하니까요.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피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고 재차 달려들어 어깨를 붙들곤 다른 손으로 심장 부근을 공격합니다.
 
물론 실패했지만요.
 
총을 맞은 곳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결국 괴물의 무릎이 풀려 휘청, 넘어지는 도중에도 끈질기게 뻗어진 손이 도스토의 목덜미를 향합니다만... 힘이 많이 빠져있네요.
 
마무리를 지어줍시다.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뭐 때문에 이렇게 자극받은 거지? 자기 몸놀림 하나도 제어하질 못하고 있지 않나. 도대체.......)
(총신을 역수로 쥔 순간, 문득 쇠약해져 있던 괴물을 떠올린다.)
....... (마른침을 삼켰다.)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KP: 괴물은 즉사합니다.
 
완전히 바닥에 쓰러진 괴물의 괴로운 숨이 흩어집니다.
 
바닥에 붉은 피가 낭자합니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 그럼에도 도스토의 발목을 붙잡고 힘겹게, ...힘겹게?
 
이상해요. 이 괴물은 마치 감정이 있는 것처럼 굴고있습니다.
 
괴물의 입술이 달싹입니다.
 
....무언가 말하고 있네요.
 
어밴던 L. 도스토: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괴물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떨어지면, 괴물의 마지막 말은....
 
"...지옥 .... ------... 이, 괴…물."
 
선명하게 들린 단어. "괴물".
 
지금 도스토를 괴물이라고 부른 건가요?
 
누가 누굴?
 
아니, 이 괴물은 정말 이상합니다.
 
감정이 있고 인간의 말을 하는 괴물이라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러나 이런 것에 시간을 쓸 때가 아닙니다.
 
카론이 앓고 있으니까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웬만한 것에는 덤덤한 사람이...
 
그렇게 선명한 일그러진 얼굴을 했잖아요.
 
…카론을 데리러 가는 도스토의, 검은 물로 남는 발자국에 붉은 색이 섞여듭니다.
 
카론은 열 탓에 여전히 기절해있습니다.
 
카론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도스토는 바닥에 떨어진 지퍼백을 찾습니다.
 
안에는 카론이 쓰던 기록용 수첩이 들어있네요.
 
여지껏 품에 숨겨 다녔나 봅니다.
 
수첩을 펼쳐 보면 카론 특유의 섬세하고 자세한 정밀화가 가득합니다.
 
괴물이 특정 시점부터 여러 번 그려져 있습니다.
 
이 날이 멸망의 날일까요?
 
그는 그림으로 기록하는 사람이니 그럴 만 합니다.
 
어느 시점부터 그림의 정밀함은 점점 사라집니다.
 
그리고 종내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적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씨를 따라 그린 것에 가까운 글씨체로,
 
무의미하지 않은 유일한 기록이.
 
[ 도스토. ]
 
수첩을 확인한 도스토 옆으로 괴로운 인기척이 들립니다.
 
카론이 깨어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인기척에 놀라 수첩을 서둘러 닫는다.)
 
카론:⋯⋯
도스토. 당신입니까.
 
어밴던 L. 도스토:하면 나지 누구겠나.
 
카론:...도스토.
피냄새가 납니다.
(물끄러미...) 전투했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그래. 경상만 입었으니 걱정은 말고.
몸은 좀.... (괜찮나. 라고 물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카론:⋯⋯하면.
이제⋯ 등대로 가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가야지. 그대가 은신할 곳을 찾았으니. (허약괴물 시체 있는 곳 가리킨다....)
 
카론:⋯⋯당신 혼자 못 갑니다, 거기.
못 가요, 도스토.
그야 당신은,
이미 감염된.... 흔히들 말하는 괴물이니까.
 
어밴던 L. 도스토:뭐, 무슨.... 기, 기력이 좀 돌아왔나 보군?
농담도 하고 말이야.......
SAN Roll
기준치: 27/13/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KP: 1d4 굴려 주세요.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4
굴림: 3
 
KP: 도스토, 이성 3 차감합니다.
 
물에 빠져있는 것 마냥, 물거품 소리가 이명처럼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야. 이게 무슨 소리지?
 
도스토는 인간이잖아요?
 
....
 
…정말로?
 
기억을 잘 더듬어보세요. 도스토.
 
그 꿈은 정말로 꿈이었습니까?
 
비어있는 기억, 미적지근해진 물의 온도, 갑자기 가까워진 등대.
 
어이없을 만치 쉽게 죽어 나간 괴물들.
 
...이상하잖아요.
 
KP: 전에...
진짜 거짓말 같지만 장기적 광기 상태가 되었으므로
1d20을 굴려 주세요.
1d10입니다 지금 키퍼도 광기 와서 제정신이,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
굴림: 5
 
KP: 진짜구라같은데이어서정신력판정해주시면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은 두통에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물속에 들어있는 듯 먹먹한 귓가로 카론의 목소리와 모르는 목소리들이 해일처럼 범람합니다.
 
[ 보고 있어도 그립습니다. 분명 당신인데도 말입니다. ]
 
[ 다, 다가오지 말아요! 쏘겠어요! ]
 
[ 나는 널 도우려는 거야! 괴물을 공격해!! ]
 
[ 괜찮습니까, 도스토?]
 
어떤 것은 카론이 들었던 폭언이고,
 
어떤 것은 카론이 당신에게 건넨 변함없는 헌신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괜찮습니다. 두려움은 찰나고 영원이 기다릴 테니.]
 
KP: 꿈 속에서조차 다시 선명히 마주할 수 없었으나 지금 카론의 유언과도 같았던 말을 기억해 낸 도스토, 관찰력 혹은 정신력 판정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도스토는 보게 됩니다.
 
알게 됩니다.
 
흐릿한 정신에도 똑똑히 보이고, 어지러운 와중에도 똑바로 기억해요.
 
흉한 비늘이 다닥다닥 돋아난 손의 푸른 핏줄, 내려다본 발에는 물갈퀴가 있고.
 
더듬더듬 말하는 목소리는 괴물의 울부짖음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죽여온 괴물은 모두 인간이었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도스토입니다.
 
문을 열었다가 괴물과 만나,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원통하게 눈을 감았고, 괴물이 된 당신이라도 이를 악물고 이곳까지 데려온 카론과,
 
그런 카론을 결국 물어뜯어 감염시킨 것도 모두 다.
 
…도스토. 당신.
 
카론:⋯⋯때로는,
진실을 숨기는 것도 거짓말로⋯ 친다지요.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도스토.
당신에게 말하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손가락을 까딱하지만 그게 전부,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카론:미안해요. 제가 너무 그리웠어서 그랬어요.
당신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아서⋯.
당신이 살아 있는 것이, 사람인 것이 기뻐서,
말해야 한다고 수십 번을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내 말이 당신에게 닿고, 당신이 내게 을 건네고.
당신을 지키려고 한 모든 날이 이제야 겨우 보상받은 기분이라서 제가 욕심을 부렸습니다.
 
카론:(팔을 뻗어 천천히 뺨을 쓸더니 잡아 끌어 이마에 입을 맞춘다. 몸도 가누기 힘들어하는 와중에 초인적으로 힘을 냈다.)
꿈이라고 해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깨지 않지 뭡니까.
믿을 수 없이 달콤한 꿈이...
야속하게도 이제야, 아니⋯, 이제라도.
(갑자기 말을 많이 해서 숨이 차는지 유독 꽁꽁 싸맸던 천을 조금 푼다. 목덜미에 물린 자국이 선명하다.)
⋯⋯.
 
카론:보고 싶었어요.
 
어밴던 L. 도스토:(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머리가, 울려. 카론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서ㅤㅤㅤ눈을 느릿이 감았다 뜬다. ㅤ그런가. 카론이.......)
고생 많았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등대까지ㅤㅤ 온 것은 희망, ㅤ가졌기에, 가능했겠지. 저 혼자...... 구태여 이르자면 비관에ㅤ가까운 이가,ㅤ 진상을 떠안고 희망을 가졌다니. 아,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겠어.)
나는...... 덕분에, 얼마큼의 헌신을 받아온 걸까....... (목덜미를 엄지로 한 번 쓸어주고는 뺨에 입술을 누른다. 뗄 때쯤 로켓 목걸이를 떠올린다.)
(그만한 ㅤㅤ을 받고서도 자신은 혼자만의 시야에 갇혀 다른 이의, 소중한 이들을 죽여 없애고, 하면 그 울먹이던 괴물도, ㅤㅤ전부, 그것들 전부가 ㅤ드디어 깨달았냐는 듯 귓가에 아우성쳐서.)
 
어밴던 L. 도스토:(하, 그래서 그대는 내가 사람을 쳐 죽이는 걸 보고도 묵묵히 나를 끌고 여기까지 와주었던 건가. 진상을 전해 듣는다면 내가 지을 표정을 알면서. 아니, 어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조차 감히 헤아리지 못할 것이면서. 이 목숨을 부지하는 대가로 애먼 사람 죽여 바치길 눈감았단 건가. 불필요한 희생자가 속출하고 또 눈앞에서 쓰러져 가도, 나를!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이런 채로......!)
핫,
...아하하. 카, 카로온.... (옷깃을 그러쥔다.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진즉 돌아버린 눈이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을까. 모르겠다. 무엇을 느껴야 하지? 무엇을 떠올리고, 무엇에 시선을 두어, 무엇을 논해야 하지?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런 삶을 연명하게 만든 카론에게 원망 이상의 ㅤㅤ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기심 한번 거하게 부렸군그래. (전부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 짚어 말할 수 없이 거대한ㅤㅤ으로 다가와서 숨이 막힌다. 역치 이상의 죄책감이 생체에 위협이라도 주었는지 그것은 차라리 고양감과 모종의 짜릿함이 되어선 더는 이명에도 토기를 느끼지 않는다. 만약 이대로 전부 놓는다면 그때는ㅤ)
기, ...기뻐. 카론.
기쁘니까......
 
어밴던 L. 도스토:더...... 곁에 있어.
(힘을 주어 끌어안는다.) 그리고 묻겠다. 있지. ......아위디가 피신한 건... 내 망상이 아니...지?
 
카론:(간신히, 떨리는 손은 아주 강한 의지로 겨우 끌어안은 이의 등을 더듬는다. 꺼질 것 같은 몰골로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도스토. ......그 때는 당신도, 나도...... 사람이었습니다. 온전히, 의심 없이......, 아이는 피신했습니다. (뭔가 말하려다 관둔다. 힘이 모자란 것도 맞으나 그 또한 희망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도스토, 저를.......
제 평생 내서는 안 되었던,
욕심을 감히 낸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모든 건... 탓이었다고 변명해도 제가 행한 것이, 당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최악이라는 것쯤은......
 
카론:알겠습니다.
제가... 당신을 지켜보고 마음에 담고 이름을 부른 만큼 압니다.
이 순간에 용서를 비는 것 또한 염치없는 것을 압니다.
도스토,
......
당신이 받고 싶었던 방식의 사랑을......
 
카론:기억합니다.
제가...
큰, 실수를...
했는데.
(숨이 가쁘다, 하려던 것이 있는 것 같으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쥐어짜서 말을 잇는다.)
이제는......
 
카론:마음대로 이어가십시오.
당신이 좋을 대로.
이제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묻지 않을 테니.
 
카론은 완전히 탈진하지 않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탈진해서인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습니다.
 
다만 그 바다색 눈동자로,
 
도스토의 어떤 삶을 쉽게 수몰시켜 버린 눈동자로
 
당신을 올곧게 바라볼 뿐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용서라니 섭한 소리를.
(다시금 입을 맞춘다. 이마에, 콧잔등에, 뺨에, 손을 끌어 그 손등에.) 사랑해줘서 고맙다. 그 사랑, 나란히 사랑으로 갚지.
(그러나 이것을 고백으로 명명해야 하는가.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이, 영원인지. 왜인지 아직은 규정 짓고 싶지 않았다.)
훗날 사과하려거든 아위디에게 해라.
그대 고집으로 아비를 둘이나 잃었지 않나.
내게는.......
 
어밴던 L. 도스토:......행복하다고 해줘.......
(눈웃음 짓는다. 곱게 휜 눈꼬리 끝에 물이 맺힌다.)
난 무척이나 행복하니 말이다. 응?
실수라 칭하지 말아줘.
그대는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어.
고통만 남기지도 않았지.
 
어밴던 L. 도스토:여하간,
나에게는,
만지고 살피고 말을 걸 수 있는,
그대가 여기 있잖아.......
 
카론의 몸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이대로 체온이 완전히 떨어진 뒤 기절하면 카론 역시 괴물로 눈을 뜨게 될 겁니다.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등대에 있을 백신뿐이겠죠.
 
그러나 등대에는 수많은 생존자가 있을 것이고,
 
백신이 있다고 해도 괴물인 도스토에게 흔쾌히 내어주지 않을 텝니다.
 
몰래 가서 찾아낸다는 꿈같은 확률은 미뤄두는 게 좋겠죠.
 
어쩌면 그들을 뜯고, 찢어버려서 희망의 그림자라고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등대에서 백신을 가져오는 방법을 써야 할지도 몰라요.
 
아니면, 아직은 인간인 카론와 함께?
 
...당장 죽을 것 같은 카론을 어떻게 거기까지 옮기죠?
 
생각이 많아집니다.
 
둘 중에 적어도 하나는 살려야 할까요?
 
함께 인간인 서로의 마지막 조각을 추억하는 것이 최선인가요.
 
 
거기엔 있지 않습니까.
 
우리 딸이,
 
작은 아위디가.
 
어떤 선택이든 카론은 당신에게 결정권을 넘겼습니다.
 
그러니 도스토, 마음을 정하도록 해요.
 
어밴던 L. 도스토:(카론을 끌고 시체가 남은 방 안으로 이동한다.)
(시체는 적당히 다른 구석으로 옮기고, 그나마 깨끗한 바닥에 카론을 눕힌다. 그 옆의 벽에 기대어 있다, 스르르, 주저앉아서는. 자세를 고쳐앉아 한쪽 무릎에 팔을 얹는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유라면 있다. 등대에는 아위디가 머무른다. 백신을 구하자고 딸아이의 터전을 들쑤실 수 없다. 찾아가는 것 자체로 민폐다. 그 애라면. 명석하고 똑부러진 아위디라면... 이렇듯 시간이 지났으니 반쯤은 생각할 것이다. 아버지들은 이제 만나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하면 적어도 인간으로서 헤어져야 하지 않나. 이런... 근황을 알려주고 마는 것이. 그것이 과연 사랑인가.......)
진짜 "괴물"끼리 말이 통할지는 모르겠다만,
 
어밴던 L. 도스토:과연 그런지 도박이나 해보자고. (카론의 앞머리칼을 쓸어준다.)
카로-온. 너무 오래 자지 마라.
기다리다가 그대처럼 곤히 자버릴라.
(죽는 게 아니다. 사람으로서는 죽을지 몰라도 카론은 죽지 않는다. 그 점을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가 증명하고 있다. 그걸로 족하다.)
(이대로 살자, 우리, 둘이서.)
 
카론:(힘껏 팔을 들어올려 뺨을 감싸고 이마를 기댄다.)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
 
등대로는 갈 수 없습니다.
 
등대에는 수많은 생존자가 있을 것이고, 백신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괴물인 도스토에게 귀중한 백신을 내어주지 않을 겁니다.
 
그들을 도륙해 희망의 그림자라고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등대에서 백신을 가져오는 방법 뿐일 테니, 그 과정에서 도스토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인간의 영혼을 지킨 채 카론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미래가 있기에,
 
…갈 수 없어요.
 
사랑스러운 아위디가 그곳에서 도스토와 카론 대신 미래를 맞을 겁니다.
 
그 미래가 희망차고, 부디 지금처럼 춥지 않길 기도합니다.
 
온전히 서로의 마지막을 배웅합시다.
 
우리의 길고 긴 여행은 결국 이곳에서 끝날 테니까.
 
.
 
.
 
.
 
아슬아슬하게 붙들고 있던 의식이 뒤집히고, 스스로가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그러진 시야 속 세상은... 완연히 내려앉은 어둠에 수몰당한 것처럼 보이네요.
 
아,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가라앉습니다.
 
그날의 종말에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이제 눈을 뜨면 우리는 우리가 아닐테니..
 
이 암흑의 바다 나락에 피어있을 산호초를 보러 갈까요?
 
카론:⋯⋯.
 
닫혀 있던 입술이 다시 열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을 발음하듯, 조심스럽게-
 
카론: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
 
어밴던 L. 도스토:(영원으로 정의하는 건가.)
(지금까지 고생 많았으니, 한 번쯤 카론의 기준에 따라줘야지.)
(그런 생각 끝에 나온 말은 혀가 아리도록 달다.)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합니다.
 
.......
 
...귓가에서 보글거리는 물거품 소리,
 
아득한 정신 사이, 검은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느껴집니다.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이제야 뱉을 수 있습니다.
 
잘 자요, 내 사랑.
 
사랑하는 반려, 좋은 꿈 꿔.
 
 
 
KP: 두 사람은 함께 괴물이 됩니다.
언젠가는 인간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두 사람은 함께합니다.
걱정일랑 잊고, 두려움도 잊게 되는, …이 깊고 깊은 검은 바다에서.
- 카론과 도스토, 함께 로스트.

 

더보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무언가 애타는 부름이 들리는 것 같지만 먹먹한 귓가에는 물거품 소리만이 맴돌고,
 
올려다본 하늘은 그저 검게 일렁이고만 있습니다.
 
…아, 그렇네요. 가라앉고 있는 거였어요.
 
…이런 게 죽음일까요?
 
그러나,
 
잠겨 드는 정신 속 뻗어진 손이 당신을 끌어당기고,
 
차가운 바닥에 올라온 도스토는 그제야, 일그러져있는 시야 속에 더 일그러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는
 
카론을 마주합니다.
 
-

 

 
 
파도소리가 가라앉았던 정신을 일깨우듯 천천히 가까워집니다.
 
그럼 도스토는, 눈꺼풀 아래로 드는 얕은 빛에 눈을 뜹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건강
기준치: 90/45/18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리가 아프고 며칠간의 기억이 꼭 물속에 있는 듯 흐릿합니다.
 
거뭇거뭇한 얼룩이 진 옷에 축축한 기운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마지막 기억이 꿈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문을 열었더니 괴물이 튀어나와서, 전투하다가.. 물에 빠졌던 것 같죠?
 
몸을 일으키려고 하면 카론이 도스토의 손을 꼭 잡은 채 잠들어 있습니다.
 
…수몰 도시에서 지낸 게 얼마인데 바보같이 물에 빠지다니.
 
카론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어밴던 L. 도스토:살면서 저질러본 실수 중에...... (세 손가락 안에 꼽겠어. 중얼거리다 문득 카론이 아직 깨지 않았음을 깨달아 말을 삼킨다.)
(얌전히 누운 채로 기억을 가능한 한 더듬는다. 흐릿한 기억 가운데, 적어도 카론의 표정만은 그대로 뿌리박힌 것 같다. 카론을 곁눈질한다. 지금 안색은 좀 어떻지.)
 
카론은 도스토의 손을 꼭 잡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검은 물이 든 낡은 옷의 끄트머리가 아직 미세하게 젖어있는 채 손목이며 목덜미에는 붕대가 많습니다.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멸망 이후 두 사람은 젖고 다치는 것이 일이었으니. ...물리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두꺼운 옷을 입고, 붕대를 감아가며 그렇게 힘냈을 것입니다.
 
깨어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새카만 수평선입니다.
 
평소 동선을 생각해보면 이곳은 아마도 높은 빌딩이겠죠?
 
사무실로 사용하던 장소인 듯 부서진 책상과 유리조각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자세히 둘러보려면.. 우선 카론의 손을 놓고 움직여봐야 알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거 하늘 한번 변함없이 끝내주는군.......)
(이 정도로 곤히 잠들었다면 깨진 않겠지. 조심조심 손을 빼고 일어난다. 살면서 이토록 은밀해본 적도 없다. 진심으로.)
 
빠져나간 온기가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예민한 사람이면서 피로했는지 카론은 깨지 않았습니다.
 
깨어진 창가 쪽으로 가서 바라보면 아래쪽이 까마득하게 잠겨 있습니다.
 
확실히 높은 빌딩인 모양이지만 우리가 목적으로 삼던 등대는 이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저곳에 아마 떠나 보낸 우리 딸도 있겠죠.
 
아위디 말입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물에 잠긴 세상에서 처음으로 생존자를 찾는 라디오가 나왔을 때 아위디를 보냈습니다.
 
직감 같은 것인지, 그것은 카론의 의견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를 데리고서는 차마 하지 못했을 무모한 탈출도 여러 번 할 수 있었죠.
 
...잠시 그리움을 접어 둡시다.
 
아이는 무사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라디오를 통해 들었으니까요.
 
머지 않은 아래에서 느리게 파도치는 검은 물에는 붉은 노을이 조금 스며들어있고, 사람의 가죽이며 부서진 물건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사무실에는 부서진 책상들, 카론의 것으로 보이는 배낭 도스토의 배낭, 복도로 이어진 덜렁거리는 문이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외강내유의 정석이나 다름없는 이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퍽 긍정적이며 낙관을 즐기는 인간이란 것이다. 잘 있겠지. 잘 지낼 아이니까. 항해할 적에도 곧잘 붙잡곤 했던 근거 없는 믿음을 다시 품에 들인다. 눈을 느리게 끔벅인다.)
(짐은 멀쩡한지부터 확인하자. 도스토 그 자신의 배낭부터 확인.)
 
튼튼하고 굵은 밧줄, 비닐에 잘 싸인 여분의 옷가지와 전에 카론이 만들어 준 아위디의 로켓 목걸이가 있습니다.
 
이건 아버지가 가져가, 라고 했던가요.
 
그리고 로켓에는 들어가지 않아 넣을 수 없던 크기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코팅되어 있는데도 가장자리가 거뭇하게 물들고 있는 사진 속 카론은 낯설어 보이고 도스토는 웃고 있습니다.
 
앞에는 사랑스러운 아위디가 있습니다.
 
얼마나 쓸어봤으면 사진에 손자국이 남았네요.
 
...그리운 시절이에요.
 
어밴던 L. 도스토:(되찾을 시절이라고 믿자.......)
(펼쳐본 짐을 도로 정리한다. 다음은 카론의 배낭을.)
 
잘 잠가둔 카론의 가방입니다.
 
이 가방이 아니었는데, 낡아 있던 예전의 가방을 버리고 새로 구한 가방인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기워둔 자국이 보이는군요.
 
손재주는 참 좋다니까요.
 
열어보면 작은 통조림 한 캔과 군용 나이프, 탄창이 비어있는 총, 붕대로 쓸 찢어진 옷가지, 진통제, 반짇고리가 들어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니 탄창이 비어 있네요.
 
총알이 꽤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도스토가 기절한 동안 써버린 모양입니다.
 
하긴, 도스토가 바다에 빠졌으니 총알을 아낄 여유 따위는 없었겠죠.
 
그리고 한 가지 더,
 
가방 속에 카론이 쓰던 기록용 수첩이 없습니다.
 
잃어버렸나?
 
어밴던 L. 도스토:(내 탓이지 뭐. 생각한 찰나에 빈자리를 느낀다. 수첩을 잃어버려? 차라리 반짇고리를 떨궜으면 모를까, 그건 통조림보다도 귀하게 챙길 텐데. 품에 두기라도 했던 건지.) ...섭섭하겠군.
(카론 힐끔....) ... (확인하는 것뿐인데 뭔가 도둑 고양이가 된 느낌. 왠지 빨라진 손길로 잘 여미고 일어난다. 부서진 책상들을 둘러보려고.)
 
빠직빠직, 걸어가면 유리조각이 밟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검게 물든 나무판자며 부서진 모니터가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딱히 쓸만 한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무기로 쓴다면 유용해 보이는 것들이야 있지만... 챙겨갈 정도로 화력이 좋지도 않고, 실용성도 잘 모르겠다. 미련 버린다. 별 수확 없이 걸음을 옮긴다.)
(덜렁거리는 문... 이 멋들어진 상태 좀 봐라. 문 좀 본다.)
 
덜렁덜렁 떨어지기 직전의 문이 거의 열려 있고, 문 너머는 복도인 모양입니다.
 
꿉꿉한 비린내가 납니다.
 
문 밖으로 나섭니까?
 
어밴던 L. 도스토:(비린내. 미간 살짝 찌푸린다. 인기척은 딱히 느껴지지 않나?)
 
특별한 인기척은 없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비린내를 한두 번 맡는 것도 아니고... 왜 익숙해지질 않는지. (차라리 고기 누린내가 낫겠다고 생각하며 문 밖으로 나간다. 구조를 미리 봐둬서 나쁠 거 없겠지.)
 
너머는 복도입니다.
 
여전히 창문은 모두 깨져 있고, 무언가를 옮긴 흔적처럼 조금 번져있는 핏자국과 발자국이 복도를 지나 옆 사무실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크기도 그렇지만, 샌들 자국인 걸 보니 발자국은 역시 카론의 것입니다.
 
도스토가 핏자국을 따라가면 닫혀 있는 문 앞에 도착합니다.
 
닫힌 문은 항상 불길하죠.
 
이 안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열 거라면, 조심히 여는 게 좋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머릿속으로 잠시 전투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봄. 요즘에야 생각 범주 외의 일이 더 잦다는 걸 알면서도 버릇을 못 버리겠다. 짧게 한숨 쉰다.)
(천천히,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순간 어지럼증이 올라오고 미약한 두통이 입니다.
 
그냥 두면 곧 가라앉을 통증입니다.
 
무시하고 문을 엽니다.
 
안쪽은 고요하며, 문을 열자 비린내보다는 좀 더 역한 냄새가 납니다.
 
부서지고 쓸려나간 책상이나 파티션들, 바닥에 직직 끌려있는 핏자국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저쪽 구석에 옷가지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손등으로 가볍게 코 밑을 쓸고.) ....... (오, 불온한 것.)
(무언가의 전체적인 실루엣 파악이 가능한가?)
 
있는 대로 옷가지를 끌어다 덮어 두었습니다.
 
도스토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무언가처럼 보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적어도 '살아 있는' 괴물은 아니겠지. 옷가지로 덮어둔다고 얌전히 새근대실 것들은 아니니까.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가까이서 봐도 생체 활동은 느껴지지 않나? 숨소리라든가.)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살아있는 것의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옷가지를 걷어는 보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아두는 게 좋겠지. 환경 파악 겸.)
 
다가가서 옷가지를 들춰보면 옷가지 아래에 죽어있는 괴물이 있습니다.
 
몸에 돋아난 비늘, 파란 피부에 퍼렇게 올라온 핏줄, 뒤틀린 신체에는 난투의 흔적이 보이고 목이 거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마 카론이 처리한 괴물인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카론 몸에 새로 감은 것 같은 붕대가 보였죠.
 
...사람이 어쩌다 이런 것이 되는 걸까요. 죽지도 못하고 괴물이 되어.
 
문득 멸망의 날이 떠오릅니다.
 
그날의 종말처럼 덮치던 검은 해일과, 그 때 잡았던 카론의 손이 생각납니다.
 
 
지금 손에 남아 있던 카론의 온기가 사라졌음이 문득 느껴집니다.
 
돌아갈까요, 도스토. 홀로 기다리고 있을 당신의 연인에게.
 
어밴던 L. 도스토:.......
죽었지. 사람은.
(그럼에도 옷가지를 다시 덮어주고 짧게 묵념한다. 아직도 무어라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당초의 사무실로 돌아간다.)
 
다시 복도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가면, 사무실 안에는 타오르는 노을이 가득합니다.
 
쏟아지는 핏빛 노을에 빠진 듯한 모습의 카론은 당신을 찾고 있는 듯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다 당신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카론:어디 계셨습니까.
혼자 다니면 위험합니다.
 
피부에 닿는 카론의 손이, 뺨에 닿는 입술이, 따뜻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정찰 좀 했다. 이미 다 내가 고생시켜 놓은 상황이었지만. (농담투. 가볍게 목을 감아안고 뺨에 키스를 돌려준다.)
그새 깼나. 곤히 자더니.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눈을 감았다가 느리게 뜨고) 네, 피곤했나 봅니다. 혹은 너무 긴장을 했나... 하루 꼬박 주무셨단 말입니다, 당신.
먼저 일어나셨는데 못 일어나다니 연하의 수치로군요.
(이마 살짝 기대고) 다치진 않으셨습니까? 위험한 일은 없으셨고요?
 
어밴던 L. 도스토:(연하의 수?치?인지 헛소린지를 들은 기분인데. 귀 후빈다.) 하루를 꼬박 잤다, 라.... (현역 때나 해본 경험을 또 해보는군.)
(일어나자마자 농담하는 걸 보니 평정을 나름 찾았나 싶다.) 됐어. 지금은 상태가 썩 괜찮다. 누가 후처리도 깔끔하게 해준 덕에 위험한 일도 없었고. 그대야말로 괜찮나. (검지로 몸 짚고 내려간다.) 새로 생겼잖아. (붕대 말하는 듯.)
 
카론:...아, 이거요. ...눈치채실 줄 몰랐습니다만. (잠깐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 젓는다.) 괜찮습니다. 그냥 조금, 피로할 뿐이에요. 조금 목이 마른 정도라. 안 다쳤으면 됐습니다.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 왜 이리 오래 잠들어 계셨습니까.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면 반려 몸 상태를 놓칠까. (덤덤하게 본다. 피로감과 갈증인가. 최악은 아니지만 최선도 아니다.) 우선 알겠다. 이쪽 걱정은 더 하지 말고. (푹 쉰 만큼 카론 대신 뺑이 쳐줘야지 생각함.)
글쎄, 미인이 원래 잠꾸러기라곤 들었다만.... (진지하게 턱 쓸면서 할 소린 아님.) 감이 안 온다. 며칠간의 기억이 흐려.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밴던 L. 도스토:외에는 잔두통 조금. 스트레스성일지도 모르겠군.
 
카론:...제가 구하는 게 조금 늦었습니다. 평소보다 바다에 오래 빠져 계셔서 그런 모양입니다.
(주위 둘러보고 가방 툭툭 챙겨서 맨다.)
여기서 주무실 겁니까? 빌딩 안쪽도 둘러볼까 하는데.
이젠 혼자가 아니니까요.
 
어밴던 L. 도스토:...아, 그럼 말이 되는군. (빌어먹을 바다 탓이라면 비상식적인 일도 나름 납득이 간다. 고개를 까딱였다.)
(제 가방도 챙김.) 동의하는 바야. 마침 더 보고 싶기도 했고. (카론의 온기가 불현듯 그리워지지 않았다면 먼저 둘러봤을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건 가정일 뿐이고.) 같이 가지.

 

 
 
두 사람은 빌딩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카론:도스토, 잠깐만.
가기 전에, 하나만요.
 
어밴던 L. 도스토:(?) (키스라도 해주나. 봄.)
 
카론:제가 너무 놀랐었으니까⋯, 오늘만. 오늘만. 조심해 줘요.
괴물을 만나도 싸우려고 하지 말고, 먼저 도망치는 거예요.
오늘 하루만요. 응?
(뺨에 살짝 입 맞추고 빤히 본다.)
 
어밴던 L. 도스토:(존나귀엽네.) ....... (아니, 이게 아니라. 이마 짚음. 곧 손 털면서 웃는다.) 이제 미쳐서 가겠다는 목표 따위 없어.
카론을 걱정시킬 생각은 더 없고. 최대한 조심하지. 그대도 조심해라.
 
카론:(안심했다.) 네, 그럴게요.
(그래도 빤히 본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네요. 이상해라.
(손 내민다.) 잡아요, 잡고 가요.
 
어밴던 L. 도스토:(귀엽다.) 허, 자는 동안 자주 보지 않았나? 나 역시 그렇기야 하다만.... (미친것.그만좀귀여워라.)
(생각에 비해 지극히 덤덤한 낯. 기꺼이 손을 잡는다. 마저 안심하라는 듯,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것은 덤.)
 
둘은 손을 꼭 잡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어밴던 L. 도스토:(가는 동안 질문.)
 
자연스럽게 깍지를 꼈습니다만 당신을 너무 세게 잡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잠깐머리가멈추네.)
(다시 집중하고 질문. 그동안 본 기억을 토대로 할 때, 괴물에게 물린 사람은 즉각 괴물로 변하나.)
 
KP: 네, 지금까지 지켜 본 물린 이들은 모두 몇 분 안에 괴물이 되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기억에 남을 법한 전조 증상은 따로 없었나?)
 
KP: 모든 이들은 푸른 핏줄이, 푸른 비늘이 돋아나면서 괴물로 변했습니다. 단계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그걸 전조 증상이라고 불러도 되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기억 회상 끝. KP에게 메타적 감사를 전하면서 마저 내려간다.)
 
3~4층 정도 내려가면 점점 파도소리가 가까워지고,
 
곧 물이 찰팍찰팍 차올라 있는 층에 도착합니다.
 
찬란히 붉은 석양조차 무자비하게 삼켜버리는 검은 파도가 발치까지 밀려왔다 부서져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카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이건 진짜 구라 같은데.)
 
카론:(눈 비빈다. 아직 잠이 덜 깼나.)
 
KP: 재시도해도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o(봄베이군.)
(방금은 카론을 보느라 주변을 기민하게 살피지 못한 거다. 개연성으로 희생해서 미안한데, 아무튼 그런 거다.)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진짜희생시켰는데?)
 
머지않은 저편에 등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하는 방향에 그나마 이 주변에서는 비교적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기울어진 빌딩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등대가 훨씬 가깝네요.
 
이제 정말 등대에 도착하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그럼 자, 점찍은 빌딩도 있으니 이제 헤엄쳐야겠죠
 
몸을 좀 풀어줍시다.
 
카론:(옷이 불편하지 않게 소매 잘 묶어 둔다.)
도스토, 갈 만한 곳이 보이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저쪽 빌딩이 괜찮아 보이는군. (기울어진 빌딩을 턱짓으로 가리킨다. 따라서 본인 옷가지가 거슬리지 않게 적당히 묶거나 하며.)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첨벙,
 
오늘도 검은 바다의 뱃속으로 뛰어듭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내가 살면서 해본 것 중에 가장 어이없는 실수가 TOP 4로 늘었다.)
 
카론:
수영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은 안정적으로 다이빙하여 풍덩-!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도스토는 물에 부딪히는 충격에 삼켰던 숨이 죄 빠져나옵니다.
 
카론:침착하게 숨 쉬십시오. 곧 잠수해야 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어푸어푸라고 하;다가 정신 똑디 차림.) 하아아. (라마즈 호흡법 한다. 라마즈 호흡법.)
 
오, 효과가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오, 편안.) ...그래. 이제 가지.
 
보글보글 물거품 소리, 눈을 뜨면 희미하게 투과되어 번지는 붉은 노을이 시야를 어물하게나마 밝혀줍니다.
 
무심하게 검은 물 속으로 잠수하고서야 빌딩 숲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카론과 도스토가, 그리고 아위디가 살아가던 장소.
 
…이토록 기묘한 공간이지요.
 
검은 바다에 수몰된 세상이라는 것은.
 
이 암흑의 묘지 속에 문명이 소화당하고 있습니다.
 
이끼가 잔뜩 돋아난 빌딩 벽과 추락한 비행기.
 
틈이 있는 곳마다 빼곡하게 자라나 제멋대로 흔들리는 새카만 해초는 먼저 죽은 이들이 살려달라 뻗는 손길만 같지요.
 
물속에서 느껴지는 꿉꿉함, 미적지근한 검은 바다…. 평상시보다 물 온도가 올라가 있는 느낌이군요.
 
바다가 변하려나?
 
어밴던 L. 도스토:(좋은 쪽으로 상상하고 싶어도 수온이 따뜻해지는 상황치고 좋은 꼴을 못 봤다. 멸망에 멸망 제곱이 더해지려나.)
(신도 무심하시지. 혹자가 떠들고는 하던 관용구를 떠올린다. 반대겠지. 관심을 보이니 뭐라도 변하는 게 아닌가? 잘난 신께서 어디 계시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잡생각을 덜어낸다. 안 그래도 시야가 좁아지는 기분인데, 왠지 기분도 더러워져서.)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0
판정결과: 실패
 
그나마 검은 바닷속에서 얕게 빛나고 있는 바다 반딧불이가 물살에 하느작거립니다.
 
가라앉은 자동차를 채우며 자라고 있는 산호초는 과거의 화려한 색은 사라지고 새하얗기만 한데, 자취를 감춰버린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무너진 벽에 끼여서 부푼 시신의 몸에는 따개비가 가득하군요.
 
보고 있기 괴로운 수준입니다.
 
그 때 가라앉은 소파가 소용돌이와 함께 밀려옵니다.
 
KP: 도스토와 카론, 수영 판정합니다.
 
카론:
수영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55/27/11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신 봤냐?)
 
KP: 대성공을 띄웠으므로 널널한 룰을 적용하여 2d10 성장이 가능합니다. 1d100을 굴려 기존치인 55 이상을 띄우면 성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0
굴림: 6
(?)
(하......................................)
(신 미친 새끼......................)
 
KP: 대성공이었던 점을 고려, 1d10 성장으로 줄이고 재도전 기회를 드립니다.
 
어밴던 L. 도스토:(좋군. 새끼 앞에 미친까지는 빼주겠다.)
Rolling 1D100
굴림: 96
 
KP: 뭔가 욕이 들렸던 것 같은 기분이지만, 1d10 굴려 주시면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
굴림: 5
 
KP: 도스토, 수영 기능치 5 상승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특별히 새끼도 빼주지.)
 
도스토는 수영을 잘하다 못해... 카론까지 이끌어 빠른 속도로 빌딩 쪽으로 향합니다.

 

 
1일째 밤.
 
 
물 속 하늘이 점점 가까워지고, 곧 머리를 수면으로 내면 꿉꿉하지만 시원한 공기가 폐부를 가득 채웁니다.
 
눈 앞에는 점찍었던 건물의 창문이 있군요.
 
두 사람은 기울어진 빌딩의 중간층에 도착합니다.
 
KP: 수영하느라 지쳤으므로, 둘의 체력에서 1을 차감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울어졌는데도 물에 잠기거나 파도에 밀려 무너지지 않다니 제법 견고하게 지어진 빌딩이었던 모양에, 멀리서 봤을 때 보다 경사가 적습니다.
 
좋은 소식이지요.
 
도스토와 카론은 깨진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도가 아님에도 휑하니 넓은 공간에는 금 간 벽과 그 벽에 가득한 이끼만 보일뿐 물건이라고는 그림자도 없습니다.
 
아마 파도가 전부 쓸어갔겠지요.
 
아니면 인간이 쓸어갔거나.
 
발목 즈음까지 차오른 검은 바닷물이 파도가 칠 때 마다 얕게 출렁입니다.
 
카론:(푹 젖은 옷가지를 꾹 짠다.) 묘하게 평소보다 빨라지신 것 같습니다. 저까지 끌고 가셨는데도.
 
어밴던 L. 도스토:(안 그래도 물속에서 정신 나갈 것 같은 꼬라지를 보자니 신체가 유약한 정신 대비 각성이라도 하셨던 걸까 생각 중이었다.) 하다 보니 늘었나 보지. 여전히 그대보다는 못 하다만. ...스친 덴 없나? 꽤 큰 물건이었다.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누구 덕분에 괜찮습니다. 워낙 빠르셨어야죠. (가볍게 농담하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복도로 나가면 복도 역시 얕게 잠긴 채 고요합니다.
 
한쪽 벽면이 뜯어져 그대로 보이는 바깥은 이제 완연한 암흑으로 수평선의 경계가 보이지 않고, 하늘이 어딘지.
 
또 바닥은 어딘지.
 
그저 익숙한 검은 풍경입니다.
 
복도 끝에 계단이 있습니다.
 
카론:...가 봅시다.
(손 달라는 듯이 내밀고 빤히 본다.)
 
어밴던 L. 도스토:(순간, 저 검은 풍경에 잡아먹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가...) 아, 그래. (한 텀 늦게 정신 차린다.)
(손 꾸욱 쥐고 걷는다. 기분이 뭐랄까. 역겹다가도 좋고, 좋다가도 별로고. 미약한 두통을 참는다. 이건 확실하게 스트레스성이다.)
 
손을 잡고 다닌 탓인지, 걱정이 전해지는 건지.
 
이제쯤 두통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계단을 통해 다음층으로 올라가면 반쯤 열린 문 앞에 도착합니다.
 
마찬가지로 문 너머에 복도가 보입니다.
 
고요한 빌딩의 길에 이어진 복도입니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 박살 나거나 박살 나지 않은 마네킹들이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다가가보면 부서진 마네킹은 부식된 탓도 있지만 괴물의 손톱에 부서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벽에도 손톱자국이 꽤 많이, 제법 깊게 남아있습니다.
 
조금 섬뜩한 광경이네요….
 
호러게임의 한 장면 같기는 하지만, 이곳에 마네킹을 세워둔 생존자는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운도 좋았겠고요.
 
이런 시대에 마네킹이라는 게, 그리 쉽게 구해지는 물건은 아니잖아요?
 
어밴던 L. 도스토:
기준치: 53/26/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KP: 카론도 해 봅시다.
 
카론:
기준치: 53/26/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은 마네킹들이 간혹 마른 옷가지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까이 갑니다.
 
어쩌면 나중에 필요할 때 갈아입을 수 있겠죠.
 
클래식한 셔츠와 바지가 있고, 또 눈에 띄는 것은...
 
잘 다려진 양복 한 벌과,
 
웨딩드레스입니다.
 
이 옷을 주문했던 이가 덩치가 큰 편이었는지, 셔츠와 바지, 그리고 예복은 두 사람에게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불운 내가 먹었나 본데. 생각이나 하다가... 카론 쪽 봄.)
 
카론:....이거 보십시오, 도스토.
(드레스에 달린 레이스 만지작...) 결혼 예복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응. 보이네. (벌써불안함)
 
카론:실제로 보는 건 처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 줄은 몰랐습니다만.
(빤히...)
 
어밴던 L. 도스토:(브금바꾼거진짠가?)
 
카론:제가 차마 묻지 못한 많은 것이 있습니다만.
저희가 혼례를 올린다면 누가 드레스를 입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애초에 186cm+실전 압축 근육과 187cm 건장한 체격에 들어맞는 양복과 웨딩드레스가 왜 하필 이곳에, 이리도 공교롭게, 아주 누가 차려놓은 것마냥 존재하는지부터가 시체에 달라붙은 따개비보다 이해가 안 가지만 대충 수긍한다.)
...보통은 둘 다 양복을 입는다고 전제하지 않나?
당초에 웨딩드레스가 낄 수 있던 거였, 아니, 낄 수야 있겠지. 있겠다만.
 
카론:...(빤히) 고우신데.
...가지고 갈까요? 이거. 다.
 
어밴던 L. 도스토:(이런 중에도 시선을 돌리긴 싫은 걸 보면 지독히도 ...하는 모양이다.) 그대만 할까.
...그, 뭐. 여벌옷이 없는 것보단 낫겠지. 수선은... 해야겠다만. (......잠깐. 내가 망설일 이유가 뭐가 있지? 카론에게 입히면 그만인데. 뒤늦게 알아챈 시점에서 이미 끝났다.)
 
카론:(유감스럽게도 아무 생각 없음.)
 
어밴던 L. 도스토:(아무 생각 없는 표정이군.)
 
카론:네. (셔츠... 바지... 양복과 드레스를 챙긴다. 왠지 가방이 든든해졌다.)
 
옷을 챙기느라 잠시 잊었습니다만,
 
복도에 있는 문들은 대부분 유리창이었던 모양인지 깨져서 엉망입니다.
 
옷 외에 얻을 것들은 반쪽 난 망치나 안이 비어있는 공구통, 부서진 가구처럼 쓸모없는 것뿐입니다.
 
다음 층으로 이동할까요?
 
어밴던 L. 도스토:(카론 가방 빵빵해진 거 본다. 묘하게 동태눈 뜸. 디폴트 동태눈이지만. 싫냐고 물으면 당연히 아니지만, 역시....... 아니, 됐다. 이쪽만 물고 늘어지는 건 강조해주지 않아도 알 것 같으니까.)
조심해서 이동하지. 괴물의 흔적이 생각보다 많았지 않나.
 
계단이 조금 뒤틀려 경사가 심하므로 조심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안전하기는 할 것 같지만요.
 
카론:
근력
기준치: 93/46/1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밴던 L. 도스토:(웨딩드레스 버프인 건가?)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
(¿)
(?¿?¿)
 
카론은 먼저 계단을 올라갑니다.
 
그러나 힘조절을 못한 탓인지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는 곳이 생겨,
 
뒤에 있던 도스토가 계단을 오르다 휘청입니다.
 
KP: 도스토는 민첩 판정.
 
어밴던 L. 도스토:(......아찔하다 정말.)
(이걸 본인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 바라야겠군. 쯧. 혀 한 번 차고 걷는 방향을 튼다.)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극단적 성공을 띄웠으니 마찬가지로 널널한 룰로 2d5 성장을 허용합니다...만, 80 이상을 띄워야 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여긴 성장을 시켜주는군....)
 
KP: 93은 더 키우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여기라고 더 욕심 내지도 않는다.)
Rolling 1D100
굴림: 53
(평소 같은 실력이군. 됨.)
 
KP: 아쉽지만 더 성장하진 않습니다.
 
다음 층으로 올라가면, 아래층과는 정 반대로 자세히 살피며 걸어가 봐도 별다르게 전투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장소입니다.
 
피는 물론이고 괴물의 손톱이 할퀸 벽의 상흔도 없네요.
 
복도 양 옆으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있는 문들과, 저편에 보이는 반대쪽 계단은 나름대로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무너져있다는 것이 확실히 보입니다.
 
별다른 것은 없어 보이지만 바로 그게 맹점입니다.
 
이 층, 굉장히 깨끗합니다. 먼지도 쌓여있지 않았어요.
 
KP: 두 개의 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려 있는 방과 잠겨 있는 방이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사람이 머물렀던 건가? 그렇다 해도 이만큼 깔끔하긴 힘들겠다만. (카론과 자신이 빌딩을 옮겨 다닌 경우만 해도 그렇다. 구태여 임시 거처를 정성 들여 청소할 이유는 없다. 그럴 여유도 없고. 하면 안전하다는 이유로, 누군가 '임시' 이상을 머물렀던 거처인 걸까. 당장으로서는 그렇게 추측할 뿐이다.)
접근이 더 편한 쪽부터 보지. 어떤가? (열려 있는 방을 힐끔, 이어서 카론을 힐끔.)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저를 왜 보십니까. 저야 당신이 말씀하시면 따를 것인데.
 
들어가 보면 주기적으로 청소한 듯 먼지 없는 방이 보입니다.
 
가구가 있었던 흔적과 바닥의 흠집, 벽에 진 얼룩을 보아하니 이곳에 있던 가구를 누군가 다 치웠거나 최초의 해일에 쓸려 비어버린 방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벽의 구석에 잡동사니로 만들어진 작은 탑이 보입니다.
 
다가가보면 비어있는 약통, 완전히 찢어진 책들과 낡아빠진 옷가지, 한 번 씻어서 둔 듯한 다 먹은 통조림 캔 같은 것들이 쌓여있습니다.
 
카론: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둘은 잡동사니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지 못하고 나옵니다.
 
카론:
 
어밴던 L. 도스토:하도 싹싹 비우신 덕에 소득도 없군.
 
카론:(잠겨 있는 방문 열어 본다.)
 
당연하지만, 잠겨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한데,
 
그 때...
 
철퍽, 철퍽. 발소리가 들립니다.
 
불쾌한 숨소리가 두 사람이 올라왔던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언제 들킨 걸까요? 망할 괴물.
 
도망치자니 반대편에 있는 계단은 완전히 무너져있고, 뛰어내리자니 아래쪽은….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네요.
 
애초에 괴물이 근처에 있는데 밤바다로 뛰어든다니 그거야말로 무리입니다.
 
숨으려면 방금 탐사한 빈방이 있기는 합니다만 괴물이 있는 곳에서 오늘 밤에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괴물의 발소리와 역겨운 냄새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도스토, 어떻게 합니까?
 
어밴던 L. 도스토:(...아, 제길. 머리 한번 굴리고 다급히 카론을 잡아끈다.) 카론, 방에 숨지.
(당장은 안전을 확인한 곳에서 시간을 버는 편이 낫다. 그런 판단.)
 
카론:(고개 끄덕이고 함께 방에 숨는다.)
 
두 사람은 발소리를 죽여 비어있던 옆 방으로 들어갑니다.
 
문은 닫히기는 하지만 잠기지 않습니다.
 
철퍽, 철퍽, 발소리가 결국 복도에 오르고 …
 
결국 두 사람이 숨은 방 앞에서 멈춥니다.
 
…이런 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숨었지만 결국 걸려서 전투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까요.
 
이제라도 먼저 공격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지금까지 생존해온걸요.
 
대비할 수 있다면 한 마리 정도는 죽일 수 있습니다.
 
카론:(도스토 꽉 잡는다..,)
 
...
 
망설이는 사이, 결국 문이 부서질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문이 부서져라 열리면, 그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흉측한 괴물입니다.
 
시퍼렇게 뜬 눈과 비늘, 기괴하게 발달한 날카로운 손톱. 불쾌한 냄새가 훅 끼쳐오고, 두 사람을 발견한 괴물은 괴성을 지르며 도스토에게 달려듭니다.
 
KP: 전투 시작입니다. 도스토 > 괴물 > 카론 순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지랄 났군. (차마 이럴 줄 알았다고는 못 하겠고. 이럴 수 있다고 확신은 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자기반성이 별로 쓸데 없다는 것도 안다.)
(총신을 쥔다. 장전 후 가능한 한 눈을 향해 조준. 원거리 무기를 써먹을 시간이 있긴 하단 것에 감사를 표해야 하나.)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괴물:그으으.... 그어.... (총탄에 맞고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다 도스토에게 달려든다.)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카론:(조용히...나이프 꺼내들고 괴물을 찔러 본다.)
군용 나이프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키퍼의 실수입니다. 마지막 회피는 괴물 다이스입니다.
괴물은 공격을 회피합니다. 다시 도스토의 차례입니다.
이번 턴 괴물 체력, -8.
 
어밴던 L. 도스토:(나이프는 맞지 않았나. 하면 이 시간에 장전은 무리다. 저쪽에서 달려드는 김에, 내빼지 않고 곧장 조준 자세에서 몸을 아래로 튼다. 총신을 역수로 쥐고 검을 찔러 넣는다. 명중한다면 곧바로 빼낼 수 있게 힘을 놓지 않고.)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괴물:
회피
기준치: 32/16/6
굴림: 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괴물은 회피합니다. 괴물의 차례입니다. 괴물은 도스토를 공격합니다.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어밴던 L. 도스토:(반격 판정. 손톱치고 거 대단히 서슬푸르긴 하다만 이제 와서 뒤로 물렸다간 죽도 못 쑨다. 피해를 감수하고 후면까지 이동한다. 검날의 방향을 바꾸어 허리 지점을 노린다.)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카론에게는 미안하게 됐다. 한데 이건 회피가 더 어려울 거다. 이해해주길 바라야지.)
 
KP: 도스토, 체력 -6, 괴물, 체력 -7.
괴물은 사망합니다. 전투를 종료합니다.
 
카론:(귀 막고 있다가 천천히 내린다.)
...피할 생각도 안 하십니다.
 
어밴던 L. 도스토:(제기랄, 더럽게 아프네.... 말로 뱉었다간 카론의 심정에 타격을 줄 게 뻔하다. 생각만 했다. 생각만. 그런다고 검을 뽑으며 비틀거린 순간이 숨겨질 리야 있으나. 검을 바닥에 박고 은근히 기댄다. 짧게 숨을 고른다. 자세를 곧게 폈다.)
피하는 쪽이 도박이었어. 무용할지 모를 도박보단, 득과 실이 확실한 게 낫지. (거짓은 아니다.)
 
카론:(가서 가만히 지혈해 준다. 잊지 않고 죽은 괴물에게 목례로 묵념을 대신한다.) ...압니다. 그래서 더 말 얹지 않을 겁니다.
 
괴물은 결국 축 늘어져 죽었습니다.
 
퍼렇게 뜨여, 번들번들 젖은 눈가에서 빛이 사라지면 마지막 숨결이 흩어집니다.
 
낭자한 피만은 그럼에도 언제나처럼 붉은색이군요.
 
이 괴물이 언젠가는 인간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증거처럼요.
 
카론:배낭에 약이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겠습니다.
응급처치
기준치: 75/37/15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 느슨한 룰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1d3 회복합니다.
 
카론:2
 
KP: 도스토, 체력 2 회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 ...적어도 피는 멈췄겠어. 좀 낫다.)
고맙다. (치료든 양해해준 것이든. 괴물에게서는 눈을 돌린다. 시체를 오래 봐야 유익할 게 없단 사실은 지난 몇십 년간 익힌 바다.)
 
카론:(침묵하다 대답하는 대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놓습니다.)
 
KP: 관찰력과 행운을 모두 판정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기준치: 53/26/10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평온한 낯. 기대도 안 했다.)
(......미련 부려봄.)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썅.......)
 
눈이 좀 뻑뻑합니다. 몇 번 비비고 나서 다시 방을 봅니다.
 
아까는 급하게 숨느라 미처 몰랐는데, 한 숨 돌리고 살펴보니 벽 구석에 작은 열쇠가 떨어져 있습니다.
 
미리 발견했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붉은 비린내가 낭자한 바닥인지라 열쇠에도 피가 튀어있어 조금 찝찝하네요.
 
열쇠를 챙기면 잠긴 방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잠시 손에 피를 묻히는 것과 핏물을 까만 바닷물에 닦는 것 중 무엇이 더 거지 같은지 생각해본다.)
(둘 다 상거지다. 평등한 결론을 내리고 저벅저벅 열쇠 주워 옴.)
 
얻은 열쇠를 잠겨있던 문에 넣고 돌리면, 아니나다를까 열쇠는 딱 들어맞고, 찰칵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문을 열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작고 아늑한 방이 나타납니다.
 
회사에서 휴게실이나 취침실로 사용하던 장소일 것 같군요.
 
젖지 않은 침대.
 
침대를 보는 게 얼마만이죠?
 
그리고 무너지지 않은 꽤 멀쩡한 책상과 의자.
 
책상 위에 있는 들.
 
다른 것 보다는 낡아 보이지만 색색의 천을 여러 겹 올리고 기워 포근해 보이는 2인용 소파가 침대 옆에 놓여있습니다.
 
작지만 바깥이 보이는 창문과 비가 올 때를 대비한 것 같은 창문에 꼭 맞는 나무판도 있고, 작은 테이블도 보이네요.
 
게다가 가구들은 약간 기울어진 빌딩에 맞춰 접은 종이 등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만큼 해내기가 참 어려웠을 텐데요.
 
이곳을 거쳐갈 생존자를 위해 누군가가 남기고 간 방일까요?
 
아니면, 아직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생존자의 방일까요.
 
하루만 빌려도 뭐라고 하진 않겠죠?
 
어밴던 L. 도스토:(역정을 낸들 상처 까 보이면 용납하겠지.) ...경험이 참 좋아. 이게 얼마나 감사한 풍경인지도 알려주고. (헛웃음.)
 
카론:....들어가서 쉬어요, 도스토. 피로한 날입니다.
 
KP: 파란 글씨로 된 부분은 조사가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그러지. 몸상태가 이래서 한판 못 하는 게 아쉽군. (농담하며 침대부터 살핀다.)
 
카론:말이나 못 하면. 정말 덮치기 전에 그런 농담은 마십시오. (하고 말은 하지만 이쪽도 지쳐 있다. 의자에 가 앉는다.)
 
눌러보면 삐걱, 소리가 작게 납니다.
 
그래도 매트리스는 푹신하네요.베개도 있고요.
 
2명이서 잠들기에 조금 좁지만, 꼬옥 붙어 잔다고 생각하면 좋은 넓이입니다.
 
이 방은 바닥도 깨끗하네요.
 
어쩐지 이불 안에 무언가 있는 듯 볼록합니다.
 
작은 물건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꼬옥 붙어 잔다고 생각하면.)
좋으면서 그래. (옅은 웃음. 이불 보고.......)
(에그라거나 각좆이라거나 이 상황에서 보고 싶지 않은 것이길 빈다.)
(아니, 에그 정도는 괜찮나? 쏴 맞혀서 동력원을 폭파시키면 사용이 조금 번잡한 폭탄 정도로는 기능할 수 있겠....) ....... (내가많이힘든가보군. 웬일로 메타 인지 성공.)
(아무튼 이불 들춘다.)
 
무엇을 상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불을 들추면 머리맡에 CD플레이어가 있습니다.
 
CD플레이어라니, 예전 같았으면 구식이라고 웃었겠지만 지금은 반가울지도 모르겠어요.
 
열어보면 CD가 한 장 들어있지만 어느 가수의 무슨 앨범인지는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러도 동작하지 않습니다.
 
뒤집어서 열어보면 배터리가 들어가야 할 두 개의 칸이 비어있습니다.
 
-
 
어밴던 L. 도스토:(흠. 침대에 올라 있는 걸 보면 비교적 최근에 사용했다는 뜻일 텐데.)
(걸음을 옮긴다. 책상에 배터리가 있진 않을까 하고.)
 
서랍이 세 칸 있는 책상 위에는 펜 몇 개, 그리고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가만, 그러고 보니.......) 상태가 괜찮은 책은 오랜만이군. (열린 방에서도 그렇고, 대부분 책이라 부르기도 뭐한 종이 뭉치가 되어버리니 말이다.)
 
카론:...읽고 싶으시면 그러셔도 좋지요, 저는 읽지 못하니 말입니다.
(뭔가 말하려다 관둔다.)
 
어밴던 L. 도스토:(배터리 찾다 말고 부터 든다. 산만한 선택.) 내용이 볼 만하면 낭독해주겠다. (책장을 넘기다, 너머로 카론을 곁눈질한다.)
 
젖었다가 말린 흔적이 있는 책도 있고, 한 번도 젖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여러 장르가 혼재해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근대 관념의 정의] 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인어공주] 도 있고, [직장 생활 팁 100가지!] 라는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아온 모양이에요.
 
그리고 책들 사이에 끼어있는 수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첩은 기록일지 같은 느낌입니다.
 
카론도 이런걸 적었었죠.
 
몇 페이지만 읽어볼까요?
 
어밴던 L. 도스토:(이거야말로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이다. 조금 흥미를 느끼고 펼쳐본다. 동시에.)
 
KP: 핸드아웃, [윈의 수첩] 1, 2가 공개되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의 기록 수첩은 내지 구성이 어땠는지도, 언젠가 기웃거린 기억을 되짚어 본다. 필요하다면 판정을 더해서.)
 
KP: 카론의 기록 수첩은 카론이 그린 정밀화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예쁜 장소에 가면 오래도록 한 자리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고,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수집하듯 그 수첩에 담아 두었습니다.
따라서 도스토, 당신의 모습과 아위디의 모습 또한 기록 수첩에 있었습니다. 평소보다 신중한 선으로.
볼펜으로 벅벅 지워진 문장으로 확인하려면 관찰력, 혹은 지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지운 문장들의 앞뒤 맥락을 더듬어 본다.) 수첩은 결국 못 찾았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당황스럽긴 합니다만 또다시 성장 판정입니다. 1d100을 굴려 65 이상이면 2d5만큼 성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살다살다 남의 정신 간당간당한 편지를 읽으면서 지능을 개발하다니.)
Rolling 1D100
굴림: 72
(진짜 왜지.)
 
KP: 성장합니다. 2d5 굴려주세요.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2D5
굴림: 7
 
KP: .......7 성장합니다. 지능치에 7 추가해 주세요.
 
도스토는 '이곳에서 길잡이를 해볼까싶다. ...그때는 돕지 못했으니.'라는 문장을 읽을 수 있습니다.
 
카론:수첩이요?
못 찾다니 무슨 뜻입니까? (의자에 늘어져 있다가 고개 기울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쓰지 않긴 했습니다만.
 
어밴던 L. 도스토:('그때'라면 후회하는 기록을 남긴 부분인가. ...역시 이곳은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인 건지. 수첩을 더 뒤적인다. 외에 볼 만한 건 없나.)
아, 몸에 지니고 있었나?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다행이군. (...) 최근에는 기록하고 싶은 게 딱히 없어서인가.
 
KP: 더 볼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카론:...비슷합니다. 이런 세상이지 않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수첩을 덮었다.) 세상 대부분 것들이 눈에 담고 싶지도 않게 됐지. 여유도 줄었고.
(문득.) 그래도... 이 방은 꽤 기록할 만하지 않나?
 
카론:...기록하려면 오래 봐야 합니다.
한데 지금은, 당신을 보고 있는 게 더 좋습니다.
오늘의 방과 오늘의 밤은 나중에... 필요하다 느끼면 따로 기록하겠습니다. 오늘은 온전히 당신을 보고 싶어요.
 
어밴던 L. 도스토:그럼 됐어.
단지 염려했을 뿐이다. 좋아하는 취미 하나를 잃은 건 아닌지. 내 덕에 미루고 있었다면, 적어도 한 가지 이유는 마음에 드는군그래....
실컷 봐라. 질리는 날까지 보여줄 테니.
그런 날은 안 오겠지만, 아마도.
 
카론:...아시니 다행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내 매력은 별로 안 믿는다만,
그대가 정의 내린 감정을 믿는다.
 
카론:그리 고우신 얼굴과 화려한 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의자에서 일어나서 가까이 온다. 피로가 역력한 낯이지만 그래도 허리를 끌어당겨 기댄다.) 저는...
제 감정을 정의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심장에서부터 저 범람하는 물보다 짙고 깊게 고이다 또한 해일이 되어 덮치는 감정에 시시각각 솔직할 뿐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그건 휘발성의 매력이지. (두어 번 소리내어 웃는다. 다 묻어뒀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랜 설움이던가 싶어서.)
(무리하긴..... 뺨에 손을 얹는다. 살살 쓸면서.) 한 단어로 일축하는 데엔 성공한 줄 알았더니만. 아직도 갈 길이 멀군.
멀어서, 행복하다.
평생 같이 걷자고. 수몰한다면 어디까지나 카론과의 감정 속인 게 좋으니까.
 
카론:(눈을 감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꽉 끌어안는다.) 마음에 담아 둔 언어는 있습니다만 기존에 가져 본 적 없는 말이라 확신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도스토가 먼저 꺼내실 때 기꺼이, 기쁘게 꺼내겠습니다.
(고개 돌려서 도스토가 보던 수첩 가만히 본다.) 내용을 읽을 수는 없으나 간절함이 읽힙니다. ...혹은 처절함이.
(씁쓸한 얼굴을 하다가 기댄다.) 세상이 참 참담하지 않습니까. ...지치지 말아야 하는데.
 
어밴던 L. 도스토:(같은 언어를 떠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몇 번을 돌이켜도 새롭고 따스해서, 때가 아님을 알면서도 또 다시...... 아, 늘 같은 방식. 행복에 비례해 질척이는 욕심이 눌어붙는다. 언제쯤에야 참을성을 기를 수 있지. 옷깃을 꾹 쥔다.)
(다른 내용은 요약해 전달할지언정 마지막 장은 조금 후에 전문을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기대면 기대는 대로 어깨를 토닥인다.) 신경 쓰면 더 지친다. 적어도... 다른 세상 하나는 잘 피신해 있단 것에 감사하자고.
세상이 야박한 지는 오래됐다. 가끔 혀가 아리게 다정한 건 사람이지. 여기도 그런 사람이 머물렀나 보더군. (그제야 수첩 내용을 읊어준다. 가려졌던 문장도 빠짐없이.)
 
카론:그래요. 우리의 세상이면서 미래가 피신해 있지요. 만나러... 가야 하는데.
(가만히 기댄 채로 더 말하지 않다가 다시 의자로 가서 앉는다.) 잠들고 싶을 때 말해요, 도스토. 곁을 지킬 테니.
 
어밴던 L. 도스토:그럼. 거의 다 왔지 않나.
오냐. 덕에 악몽은 안 꾸겠어. (이미 악몽 따위야 가뭄에 콩 나듯 꾸기를 몇 년째지만.)
(책상 서랍을 뒤져본다. 배터리는... 없으려나. 그럼 소파 한번 보고.)
 
[첫 번째 서랍]
 
입을만한 마른 옷가지가 들어있습니다.
 
옷가지를 뒤적이면 사이에 있는 배터리 두 개, 양초와 성냥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불까지 찾다니. 생각보다 쏠쏠한데.)
(어차피 전부 작은 물건들이겠다, 빠짐 없이 챙겨둔다. 음. 머무르는 동안에 길잡이 되시는 분이 돌아오시면 반납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때.)
(다른 서랍에는 뭐 들었나 구경만 한다.)
 
[두 번째 서랍]
 
이 서랍에는... 투명한 봉투가 여러 개 놓여있고, 봉투 속에는 자그마한 씨앗들이 삼삼오오 들어있습니다.
 
봉투를 뒤집어보면 [나팔꽃] [해바라기] [장미] [아스포델] 등 꽃 네임택이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씨겠죠?
 
꽃.. 흙과 꽃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낭만 있네....... (보관해둔 것이 하필 꽃이니까. 실용성도 뭣도 없으나 뭇 인류의 사랑을 함뿍 받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의 흔적을 남길 생각이라면 꽃이 좋지.)
(마지막 서랍도 본다.)
 
[세 번째 서랍]
 
이쪽은... 다 녹은 몽당양초와 심이 없는 펜, 방전된 배터리 네 개와 완전히 마른 종이 따위가 들어있습니다.
 
사용을 마쳤으나 버리기엔 미련이 남는 것들이 자리한 듯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가축 우리 비슷했던 제 방을 떠올린다. ...뭐, 따지자면 그건 그거대로 질서가 있으니까 냅뒀을 뿐이고 지대한 의미가 담긴 적은 없지만. 끝을 알고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라서.)
(뭔가 좀 우스워져서 서랍을 도로 닫는다.)
(일어나서 CD 플레이어에 배터리 조립하러 간다.)
 
CD 플레이어에 배터리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재생됩니다.
 
정리된 테이블, 소파 밑에는 통조림, 삐걱이지만 그래도 푹신한 침대와 소파도 있고, 촛불과 성냥도 있습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조금의 안락함일까요.
 
아주 오래간만에 우리는 사람이 살법한 장소, 안락한 방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잊어버릴 뻔했는데.. 인간의 삶을 향한 어떤 향수가 느껴지는군요.
 
하늘은 여전히 어둡지만 오늘은 별이 가득하여 세상으로 아득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들리는 노랫소리.
 
… 저편의, 창문으로 보이는 등대에 불이 켜집니다.
 
역시 굉장히 가까운 게, 앞으로 이틀정도면 도착하겠어요.
 
희망적이군요.
 
어밴던 L. 도스토:(좋은 꿈을 꿔서 나쁠 거 없잖아.)
....... (아, 지금이라면 왠지 악몽이 아닌 걸 넘어서 썩 기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둔 채로 침대에 걸터앉는다.)
 
카론:(침대 쪽으로 와서 곁에 앉는다. 앉으면서 손을 겹친다.) ...주무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응. (손목을 부드럽게 돌린다. 겹친 손을 쥐었다.) 이 정도 음악은 자는 데 방해 안 되나. (본인 귀 톡톡 건드리는 시늉.)
 
카론:(고개 숙여서 이마에 입을 맞추고 고개를 살짝 젓는다.) 아뇨, 전혀. 기쁜 순간들엔 음악이 빠지면 섭한 법이니.
주무십시오. 잠드는 걸 보고 자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미 꼬박 하루를 지켜봤으면서. (마다하지는 않는다. 몸이 다소, 피로한 참이라.... 후회하지 않고, 감히 '무리했다'고 이름 붙일 수준도 아니었지만, 타격이 크긴 했으니.)
(......당신은 이쪽이 먼저 잠든다고 해서 사라질 사람도 아니고.)
(입술에 짧은 버드키스를 돌려준다. 먼저 이불을 걷고 눕는다.)
 
카론:(잠깐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곁에 눕는다. 시선은 늘 그랬듯 올곧게 당신에게, 그리고 여전히 따뜻한 손은 손을 놓지 않는다. 손을 뻗어 머리칼을 쓴다.) 잘 자요, 내...
 
어밴던 L. 도스토:(이래서야 누가 어린 건지. 가끔 생각한다. 진즉 당신에게 내보이겠다 털어놓은 것이 어리광이라 다행이라고. 올곧은 시선을 끝끝내 눈에 담는다. 피로감이 눈꺼풀을 억지로 여밀 때까지. ...따뜻하다. 가질 수 있는 온기라서 좋다. 잠결에 더 엉겨 붙었을지 모를 일이다.) ...반려. 좋은 꿈 꿔.
 
검은 바다가 온 세상을 삼켜버렸고, 그 거품에서 괴물이 태어났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멀어지는 의식 속 마지막까지 들려오는 오늘의 파도 소리는 무척 자장가 같습니다.
 
.
 
.
 
.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습니다.
 
살이 뜯어지는 소리, 하늘이 다 무너지는 것 같은 비명에 귓가가 아플 지경입니다.
 
누가 울고 있지?
 
누가 부르고 있나요?
 
시선을 내려보면 피가,
 
당신의 손에 가득합니다. 살점, 피, 있어서는 안 될 것들.
 
이게 무슨 일이죠?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KP: 도스토, 이성 1 차감합니다.
 
…다시 고개를 들어보겠어요, 도스토?
 
그럼,
 
당신의 품에 피투성이의 카론이....
 
카론:괜찮⋯, 두⋯ 찰⋯ ⋯이 기⋯ 니.
 
이게 무슨, 아니,
 
이런 게 현실일 리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 도스토의 이름을 부르는 카론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스토.”
 
"도스토."
 
카론:도스토!
 
…꿈?
 
도스토가 눈을 뜨면 사방이 밝아 눈이 부신 것이, 벌써 해가 중천이네요.
 
도스토를 바라보고 있는 카론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기분 나쁜 꿈이었어요.
 
카론:...악몽을 꾸셨습니까? 한참 불러도 일어나지 않으셔서 걱정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아....... (작은 탄성.)
(악몽, 이라니. ...이런..., 이런 건. 생각마저 차마 완전한 문장을 이루지 못해 그저 침묵하고만 있었다. 몇 박 늦게야 대답한다.) ......그래. 지랄맞게 선명하더군.
(차라리 결혼이었길 빌어야지.) 핫, (그리 생각하니 좀 유쾌해지는 것 같기도. 앞머리를 헝클어트린다.) 걱정 좀 했겠어.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카론:(뭔가 애쓰는 것 같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무엇에 대한 긍정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물...이라도 한 잔 드시지요. 소파 아래에 있던데.
 
(To GM):
건강
기준치: 30/15/6
굴림: 31
판정결과: 실패
 
카론:(조용히 일어나 소파 아래에 있는 물병을 줍고 오려다 떨어트린다. 한 번 짧게 한숨을 쉬더니 다시 집어들어 뚜껑을 열어 건넨다.) 통조림도 드시겠습니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출발해도 좋지요.
 
어밴던 L. 도스토:그러지. 고맙다. (물 받아 마신다. 마른 목을 축이니 이제 좀 여운이 가신다.)
여기서 웬만한 건 전부 해결하고 가자고. 안전할 때 누려야지. (농담 하고는 따라서 일어난다. 비틀거리지는 않았다. 통조림 뒤진다.)
 
KP: 당장 까서 먹을 수 있는 통조림과 오프너가 있습니다. 스튜나 미트볼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미트볼. (무심코 육성으로 언급.) 스튜도 하나 열까?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예, 당신이 드시고 싶으신 걸로.
 
어밴던 L. 도스토:(주섬주섬 미트볼과 스튜 통조림 하나씩 연다....)
 
카론:....먼저 드시는 거 좀 보다가 먹겠습니다.
(포크랑 스푼을 어디선가 찾아 건넨다. 물론 본인 것도 있다.)
 
어밴던 L. 도스토:(냉큼 받아 포크로 고기 하나 찍으심.) 왜. 체할까 걱정이라도 되나? (야무지게 드신다. 밥잘먹음이.)
 
(To GM):
건강
기준치: 30/15/6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밴던 L. 도스토:설마 장유유서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국적을 생각해라)
 
카론:(그제야 안심한 듯이 미트볼 먹는다.) 그럴 리 있습니까.
차라리 반대로 자식 입에 들어가는 걸 우선하는 느낌이면 모를까.
 
어밴던 L. 도스토:....... (오, 새파랗게 어린 이에게 자식 취급을.) 서로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 사이긴 하지. (이런 일에 묘하게 들떠서는 좀, 추하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한 입 더 먹는다.)
 
둘은 평화롭게 아침 식사를 이어갑니다.
 
비록 따뜻한 음식은 아니어도 이렇게 그럴듯한 아침 식사를 한 것도 오랜만입니다.
 
여기 머무르고 싶은 충동도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곳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겠죠.
 
통조림을 다 비웠다면, 슬슬 다시 등대를 향해 수영할 차례입니다.
 
카론:...갈까요,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가지.
더 기다리게 할 수 없잖나.
 
카론:....그렇죠. 우리 딸.
 
둘은 짐을 챙겨 나와 복도를 따라 걷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문득 바깥을 바라보면, 높게 뜬 태양 빛에 세상 아래에 수몰된 도시가 반짝반짝, 아이러니하게 아름답습니다.
 
뺨을 간질이는 보드라운 바람은 평화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그 풍경을 잠시간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옆 빌딩의 깨진 창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사람 그림자를 목격합니다.
 
옆 빌딩은 나름대로 먼 편이라 저 사람은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람.
 
새삼, 사람을 오래간만에 보는군요.
 
KP: 관찰력 또는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긴, 우리만 남았을 리도 없겠지. (어쩐지 안심이 된다.)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KP: 관찰 판정 기회를 드립니다.
 
어밴던 L. 도스토:(고맙다....)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미안?하다.)
 
저 사람이 한 장소만을 서성서성, 서성이고만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던 찰나, … 갑작스레 건물에서 뛰어내립니다.
 
풍덩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 상황을 견디지 못했거나, 혹은 비관해서 스스로 뛰어내려버린 모양입니다.
 
카론은 그것을 보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 혹은 이제는 그조차 무뎌진 것인지 먼저 고개를 돌립니다.
 
카론:...이상하게 아름다운 날입니다.
갈까요.
 
어밴던 L. 도스토:....... (아무리 멀다 해도, 기껏 여기까지 도달해 놓고...... 어째서.)
(한순간 흔들린 눈을 감는다.) 예쁜 날이지.
(생각해보니. 아위디가, 카론이, 모든 변수가 단 한 번이라도 삐끗했다면 저것은 제 결론이었겠다. 속으로 짧게 묵념만 했다.) 새삼스러운 말이다만.
조심하도록.
 
카론:...네, 당신 또한.
 
두 사람은 다시 이동합니다.
 
계단을 내려가 물이 차오른 층에 도착한 뒤 오늘의 목적지를 점찍고 수영할 준비를 해야죠.
 
등대가 곧이니까요.
 
아위디는 내색하진 않아도 아버지를,
 
좋아요, 아버지들을, 꽤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방금까진 날씨가 그렇게 좋았는데, 수평선 너머에서 어둑한 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곧 날이 흐려질 것 같습니다.
 
높아진 파도가 사납게 몰려오는 것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겠어요.
 
...
 
오늘도 검은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나름의 한가롭던 풍경이 단박에 뒤집혀 어두컴컴해진 시야, 귓가로는 물소리가 들어찹니다.
 
멸망하여 무너진, 이끼가 가득한 수몰도시에는 오늘따라 어째 바다 반딧불이도 보이지 않네요.
 
KP: 지금부터 수영합니다. 카론의 경우 정신력으로, 도스토의 경우 수영으로 판정합니다.
다이스 굴려 주세요.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평소보다 현저하게 수영 속도가 느리고, 괴로워 보입니다.
 
둘은 계속해서 수영합니다.
 
KP: 같은 판정 한 번 더 해주세요.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카론이 물거품을 내뱉으며 가라앉습니다.
 
KP: 카론을 구하고자 한다면, 도스토는 수영 판정 혹은 근력판정으로 그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실패할 때마다 카론의 체력이 1 차감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실력은 이쪽보다 월등하던 자가 대체 무슨 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저 자신의 자세도 흐트러진다.)
(의아해할 틈도 없다. 곧바로 우회해 카론에게 손을 뻗는다.)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순간적으로 당황한 탓일까요.
 
도스토는 연인의 손을 놓칩니다.
 
무쇠같은 이의 얼굴에 호흡을 놓친 통증이 선명합니다.
 
KP: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일순 이름을 외칠 뻔하였으나, 간신히 정신을 다잡는다. 이쪽까지 숨을 놓치면 있어야 할 기회도 오지 않는다. 조금 더, 더 가까이서, 흔들림 없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손이 다시 닿습니다.
 
잡아채 끌어당긴 연인은 고통스럽게 눈을 뜨고 당신을 보더니 뭍으로 올라가자고 신호합니다.
 
KP: 마지막 수영 판정입니다.
 
카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
수영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성장합니다. 2d5, 먼저 다이스를 굴려 60 이상이 나와야 성장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다른 건 됐다. 카론을 끌고 올라갈 수 있게 됐으니.)
Rolling 1D100
굴림: 26
 
KP: 성장하지 않습니다.
 
급히 올라오면 바로 앞에 반쯤 무너져내린 빌딩이 있습니다.
 
본래 예정했던 건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무너진 벽 안으로 카론을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카론은 목을 꽉 쥐고 있습니다. 숨이 막히는 걸까요.
 
무너진 벽 안으로,
 
카론을 데리고 가서 뭍에 올려 두면,
 
그럼 이제, 도스토는 확실히 보게 됩니다.
 
카론의 몸에 퍼져 있는 감염의 증거.
 
푸른 핏줄을.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KP: 이성 1 차감합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연인 앞에서 무너지기엔,
 
도스토는 강한 사람입니다.
 
덕분에 도스토는 차분히 연인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카론의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천천히 퍼지던 푸른 핏줄이 점차 빠르게 뻗어 나갑니다.
 
흰자위는…. 아직까지는 푸르지 않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랗게 변해갈 것입니다.
 
밭아진 숨은 뭍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쌕쌕 소리를 내고, 동공이 속절없이 풀려가는 게 도스토의 눈에 보입니다.
 
카론:도....스토.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오히려 꿈 같은 상황이라서인가? 아니면 그 꿈에서 놀라야 할 것도 모조리 쏟아붓고 만 건지. 아니면 잘난 PTSD의 연장선이신지, 아,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다. ......기실, 다른 생각 따위는 낄 틈도 없다.)
...듣고 있어, 카론.
 
카론:...등대가, 얼마... 안...
아가...
당신은, 꼭... 그곳에....
 
카론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기절합니다.
 
기절하기 직전, 무언가 말해야 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결국 말을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카론의 숨소리가 끊어질듯 희미해, 성난 파도소리만이 적막한 세상에 가득합니다.
 
꼭 물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외톨이가 되었네요. 도스토. 이제 어떡하지요?
 
KP: 원한다면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상해. (빠져나온 한마디라곤 그것이었다. 이상하다, 말이 안 되잖아. 지금까지 살피기로 감염 단계 진행은 무척 빨랐다. 몇 분이면 끝나지 않던가. 그러나 카론은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상태가 이상했다. 그때 이미 감염 상태였다면, 진행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 길고 느리다. 그렇지만...)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지? 이미 빌어먹을 푸르름이 그 몸을 타고 있는데.)
("지휘관"답게 판단하기로는 저항이 없는 지금 죽여야 옳다.)
....... (사랑한다는 말은 듣지 못하게 되겠지만. 영원을 지키려면, 나아가 사람으로서 죽으려면. 또한 괴물의 위험을 제거하려면. 알면서도.)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로서는, 역시....... 어딘가 탐탁지 않은 감정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사고한다. 다른, 다른 방법은.......)
지능
기준치: 72/36/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 등대에 백신이 있다고 했죠?
분명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아니,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전력으로 헤엄친다면 한 시간.
그 거리에 등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스토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카론을 두고 가면 괴물에게 잡아먹히거나, 혹여 생존자가 있다면 살해당하는 결말뿐임을요.
물론 데리고 갈 수도 없을 겁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을 고통스러워하기도 했고,
한 시간은 당신이 혼자 전력으로 수영할 때의 기준이니까요.
우선은 이 빌딩을 돌아보고, 카론을 숨길 곳을 찾는 것이 최선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진행이 늦다면 다행일 뿐이지. 해야 할 일을 정했으니 이외의 고민은 지운다.)
(카론을 둘러멘다. 빌딩 내부로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

 

 
 
도스토의 젖은 발걸음 소리가 고요 사이에 복도를 울립니다.
 
걸음걸음마다 검은 물로 발자국이 남습니다.
 
등에 업힌 카론의 체온은 도스토가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겁습니다.
 
그나마 바깥에서 들어와야 할 햇빛도 이제는 먹구름에 가려 시야가 어둡기만 한데도 이 빌딩이 엉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카맣게 물든 벽에 이끼가 가득 끼어있고, 괴물의 흔적과 말라붙은 핏자국, 형편없이 구겨져있거나 뜯어진 문 너머로는 온통 부서진 책상과 컴퓨터, 어디서 쓸려왔는지 모를 반쪽 난 간판 따위 뿐입니다.
 
카론을 숨길 만한 장소가 찾아지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계단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4
판정결과: 실패
 
복도 끝에 긴 나무막대기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람의 흔적입니다.
 
다가가면 쇠파이프가 닫혀있는 문의 문고리에 꿰어져 있습니다.
 
고전적인 잠금 방식이지요.
 
혹시 생존자가 괴물을 가둬 두고 간 장소는 아닐까요?
 
KP: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하필 골라도 이딴....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당신이 카론처럼 예민한 청각을 가졌다면 모를까,
 
문 안에 있는 것의 숨소리같은 것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 안에 든 게 무엇이든...
 
이 빌딩에 닫히는 문이라고는 여기뿐인 것 같으니 방법은 없습니다.
 
오로지 이 문 밖에.
 
어밴던 L. 도스토:(한숨도 안 나온다. 그래. 안에 든 게 뭐든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카론을 잠시 내려두고 머스킷을 장전한다. 그 뒤에야 쇠파이프를 빼낸다.)
 
도스토가 막대기를 치우고 문을 열면 그곳에는 쇠약해진 괴물이 있습니다.
 
이 약해보이는 괴물은 등을 돌린 채 웅크리고 있습니다.
 
병에라도 걸린 것 같고, 도스토가 왔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마음 약한 생존자가 차마 죽이지 못해서 이곳에 가둬버렸고, 그대로 오래 굶어서 그런 걸까요?
 
우리에게 아주 좋은 일이기는 합니다.
 
습격이 가능할 테니까요.
 
이대로 괴물과 함께 카론을 가둬 두자니...
 
그건 역시 무리죠.
 
어밴던 L. 도스토:(겠나 진짜?)
 
공격하지 않고 나갑니까?
 
어밴던 L. 도스토:(......괴물은.)
(당초 그에게 이지가 없기 때문일까. 왜인지 세상이 이렇게 된 후에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적군보다 치기 망설여지는 존재다.)
(그럼에도. 눈을 오히려 똑바로 뜬다. 피아식별은 제대로 해야지. 공격할 의사를 보이지 않더라도 해야 한다면, 기꺼이.......)
(......당위이니 기꺼이, 라고. 빌어처먹을, 나는, 그 익숙한 논리를.......)
(스스로 더 망설이기 전에 조준한다. 방아쇠를 당긴다.)
 
KP: 공격행동 판정해 주시면 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총성이 울립니다.
 
그리고 그 한 번으로,
 
붉은 피가 바닥을 질척하게 적시며 괴물의 숨이 끊어졌습니다.
 
죽이긴 했지만 굉장히 찝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밴던 L. 도스토:
SAN Roll
기준치: 28/14/5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KP:  죄책감으로 인한 이성 차감, -1.
 
어밴던 L. 도스토:핫...... (공격해 오지 않는 이를 치는 건 역시 기분이, 별로네....) 카론.
 
그렇게 카론에게 다가가려고 뒤돌아본 도스토는, 열린 문 너머, 복도 저편에서 도스토를 바라보는 괴물과 눈이 마주칩니다.
 
괴물:그아아... 아, 아아아아악!!!!!
 
괴물은 도스토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괴성을질러대며 도스토를 향해 달려옵니다.
 
귀가 아프고 기분 나쁜 울부짖음이 건물을 울립니다.
 
KP: 전투 시작입니다.
도스토가 선공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이게 옳았을까, 카론. 뱉지 못한 물음은 그대로 사멸한다. 옳은지는 몰라도 나았다. 선택이란 게 으레 그렇다. 이것 또한.)
(한 번 더 장전. 아직 지근거리는 아니니 시간이 있다. 곧바로 발포한다.)
스프링필드 라이플 머스켓
기준치: 89/44/17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KP: 괴물, -13, 도스토, -2.
 
달려든 괴물의 날카롭고 긴 손톱이 엉망으로 휘둘러집니다.
 
파괴력은 있어 보이지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뭐, 괴물에게 제정신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광분한 괴물을 본 적이 있던가요?
 
일단 전투를 끝내고 생각해야 합니다.
 
카론의 상태가 더 급하니까요.
 
괴물:
날카로운 손톱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피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고 재차 달려들어 어깨를 붙들곤 다른 손으로 심장 부근을 공격합니다.
 
물론 실패했지만요.
 
총을 맞은 곳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결국 괴물의 무릎이 풀려 휘청, 넘어지는 도중에도 끈질기게 뻗어진 손이 도스토의 목덜미를 향합니다만... 힘이 많이 빠져있네요.
 
마무리를 지어줍시다. 도스토.
 
어밴던 L. 도스토:(뭐 때문에 이렇게 자극받은 거지? 자기 몸놀림 하나도 제어하질 못하고 있지 않나. 도대체.......)
(총신을 역수로 쥔 순간, 문득 쇠약해져 있던 괴물을 떠올린다.)
....... (마른침을 삼켰다.)
총검날
기준치: 99/49/19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KP: 괴물은 즉사합니다.
 
완전히 바닥에 쓰러진 괴물의 괴로운 숨이 흩어집니다.
 
바닥에 붉은 피가 낭자합니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 그럼에도 도스토의 발목을 붙잡고 힘겹게, ...힘겹게?
 
이상해요. 이 괴물은 마치 감정이 있는 것처럼 굴고있습니다.
 
괴물의 입술이 달싹입니다.
 
....무언가 말하고 있네요.
 
어밴던 L. 도스토: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괴물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떨어지면, 괴물의 마지막 말은....
 
"...지옥 .... ------... 이, 괴…물."
 
선명하게 들린 단어. "괴물".
 
지금 도스토를 괴물이라고 부른 건가요?
 
누가 누굴?
 
아니, 이 괴물은 정말 이상합니다.
 
감정이 있고 인간의 말을 하는 괴물이라니 있을 수 없잖아요.
 
그러나 이런 것에 시간을 쓸 때가 아닙니다.
 
카론이 앓고 있으니까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웬만한 것에는 덤덤한 사람이...
 
그렇게 선명한 일그러진 얼굴을 했잖아요.
 
…카론을 데리러 가는 도스토의, 검은 물로 남는 발자국에 붉은 색이 섞여듭니다.
 
카론은 열 탓에 여전히 기절해있습니다.
 
카론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 도스토는 바닥에 떨어진 지퍼백을 찾습니다.
 
안에는 카론이 쓰던 기록용 수첩이 들어있네요.
 
여지껏 품에 숨겨 다녔나 봅니다.
 
수첩을 펼쳐 보면 카론 특유의 섬세하고 자세한 정밀화가 가득합니다.
 
괴물이 특정 시점부터 여러 번 그려져 있습니다.
 
이 날이 멸망의 날일까요?
 
그는 그림으로 기록하는 사람이니 그럴 만 합니다.
 
어느 시점부터 그림의 정밀함은 점점 사라집니다.
 
그리고 종내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적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씨를 따라 그린 것에 가까운 글씨체로,
 
무의미하지 않은 유일한 기록이.
 
[ 도스토. ]
 
수첩을 확인한 도스토 옆으로 괴로운 인기척이 들립니다.
 
카론이 깨어납니다.
 
어밴던 L. 도스토:카론? (인기척에 놀라 수첩을 서둘러 닫는다.)
 
카론:⋯⋯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도스토. 당신입니까.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어밴던 L. 도스토:하면 나지 누구겠나.
 
카론:...도스토.
 
(To GM):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론:피냄새가 납니다.
(물끄러미...) 전투했습니까.
 
어밴던 L. 도스토:그래. 경상만 입었으니 걱정은 말고.
몸은 좀.... (괜찮나. 라고 물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카론:⋯⋯하면.
이제⋯ 등대로 가십니까.
 
어밴던 L. 도스토:가야지. 그대가 은신할 곳을 찾았으니. (허약괴물 시체 있는 곳 가리킨다....)
 
카론:⋯⋯당신 혼자 못 갑니다, 거기.
못 가요, 도스토.
그야 당신은,
이미 감염된.... 흔히들 말하는 괴물이니까.
 
어밴던 L. 도스토:뭐, 무슨.... 기, 기력이 좀 돌아왔나 보군?
농담도 하고 말이야.......
SAN Roll
기준치: 27/13/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KP: 1d4 굴려 주세요.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4
굴림: 3
 
KP: 도스토, 이성 3 차감합니다.
 
물에 빠져있는 것 마냥, 물거품 소리가 이명처럼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야. 이게 무슨 소리지?
 
도스토는 인간이잖아요?
 
....
 
…정말로?
 
기억을 잘 더듬어보세요. 도스토.
 
그 꿈은 정말로 꿈이었습니까?
 
비어있는 기억, 미적지근해진 물의 온도, 갑자기 가까워진 등대.
 
어이없을 만치 쉽게 죽어 나간 괴물들.
 
...이상하잖아요.
 
KP: 전에...
진짜 거짓말 같지만 장기적 광기 상태가 되었으므로
1d20을 굴려 주세요.
1d10입니다 지금 키퍼도 광기 와서 제정신이,
 
어밴던 L. 도스토:
Rolling 1D10
굴림: 5
 
KP: 진짜구라같은데이어서정신력판정해주시면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은 두통에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물속에 들어있는 듯 먹먹한 귓가로 카론의 목소리와 모르는 목소리들이 해일처럼 범람합니다.
 
[ 보고 있어도 그립습니다. 분명 당신인데도 말입니다. ]
 
[ 다, 다가오지 말아요! 쏘겠어요! ]
 
[ 나는 널 도우려는 거야! 괴물을 공격해!! ]
 
[ 괜찮습니까, 도스토?]
 
어떤 것은 카론이 들었던 폭언이고,
 
어떤 것은 카론이 당신에게 건넨 변함없는 헌신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괜찮습니다. 두려움은 찰나고 영원이 기다릴 테니.]
 
KP: 꿈 속에서조차 다시 선명히 마주할 수 없었으나 지금 카론의 유언과도 같았던 말을 기억해 낸 도스토, 관찰력 혹은 정신력 판정합니다.
 
어밴던 L. 도스토: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도스토는 보게 됩니다.
 
알게 됩니다.
 
흐릿한 정신에도 똑똑히 보이고, 어지러운 와중에도 똑바로 기억해요.
 
흉한 비늘이 다닥다닥 돋아난 손의 푸른 핏줄, 내려다본 발에는 물갈퀴가 있고.
 
더듬더듬 말하는 목소리는 괴물의 울부짖음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죽여온 괴물은 모두 인간이었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도스토입니다.
 
문을 열었다가 괴물과 만나,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원통하게 눈을 감았고, 괴물이 된 당신이라도 이를 악물고 이곳까지 데려온 카론과,
 
그런 카론을 결국 물어뜯어 감염시킨 것도 모두 다.
 
…도스토. 당신.
 
카론:⋯⋯때로는,
진실을 숨기는 것도 거짓말로⋯ 친다지요.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도스토.
당신에게 말하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카론:(손가락을 까딱하지만 그게 전부,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미안해요. 제가 너무 그리웠어서 그랬어요.
당신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아서⋯.
당신이 살아 있는 것이, 사람인 것이 기뻐서,
말해야 한다고 수십 번을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내 말이 당신에게 닿고, 당신이 내게 을 건네고.
당신을 지키려고 한 모든 날이 이제야 겨우 보상받은 기분이라서 제가 욕심을 부렸습니다.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카론:(팔을 뻗어 천천히 뺨을 쓸더니 잡아 끌어 이마에 입을 맞춘다. 몸도 가누기 힘들어하는 와중에 초인적으로 힘을 냈다.)
꿈이라고 해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깨지 않지 뭡니까.
믿을 수 없이 달콤한 꿈이...
야속하게도 이제야, 아니⋯, 이제라도.
(갑자기 말을 많이 해서 숨이 차는지 유독 꽁꽁 싸맸던 천을 조금 푼다. 목덜미에 물린 자국이 선명하다.)
⋯⋯.
보고 싶었어요.
 
어밴던 L. 도스토:(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머리가, 울려. 카론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서ㅤㅤㅤ눈을 느릿이 감았다 뜬다. ㅤ그런가. 카론이.......)
고생 많았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등대까지ㅤㅤ 온 것은 희망, ㅤ가졌기에, 가능했겠지. 저 혼자...... 구태여 이르자면 비관에ㅤ가까운 이가,ㅤ 진상을 떠안고 희망을 가졌다니. 아,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겠어.)
나는...... 덕분에, 얼마큼의 헌신을 받아온 걸까....... (목덜미를 엄지로 한 번 쓸어주고는 뺨에 입술을 누른다. 뗄 때쯤 로켓 목걸이를 떠올린다.)
(그만한 ㅤㅤ을 받고서도 자신은 혼자만의 시야에 갇혀 다른 이의, 소중한 이들을 죽여 없애고, 하면 그 울먹이던 괴물도, ㅤㅤ전부, 그것들 전부가 ㅤ드디어 깨달았냐는 듯 귓가에 아우성쳐서.)
(하, 그래서 그대는 내가 사람을 쳐 죽이는 걸 보고도 묵묵히 나를 끌고 여기까지 와주었던 건가. 진상을 전해 듣는다면 내가 지을 표정을 알면서. 아니, 어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조차 감히 헤아리지 못할 것이면서. 이 목숨을 부지하는 대가로 애먼 사람 죽여 바치길 눈감았단 건가. 불필요한 희생자가 속출하고 또 눈앞에서 쓰러져 가도, 나를!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이런 채로......!)
핫,
...아하하. 카, 카로온.... (옷깃을 그러쥔다.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 진즉 돌아버린 눈이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을까. 모르겠다. 무엇을 느껴야 하지? 무엇을 떠올리고, 무엇에 시선을 두어, 무엇을 논해야 하지?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런 삶을 연명하게 만든 카론에게 원망 이상의 ㅤㅤ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기심 한번 거하게 부렸군그래. (전부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 짚어 말할 수 없이 거대한ㅤㅤ으로 다가와서 숨이 막힌다. 역치 이상의 죄책감이 생체에 위협이라도 주었는지 그것은 차라리 고양감과 모종의 짜릿함이 되어선 더는 이명에도 토기를 느끼지 않는다. 만약 이대로 전부 놓는다면 그때는ㅤ)
기, ...기뻐. 카론.
기쁘니까......
더...... 곁에 있어.
(힘을 주어 끌어안는다.) 그리고 묻겠다. 있지. ......아위디가 피신한 건... 내 망상이 아니...지?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간신히, 떨리는 손은 아주 강한 의지로 겨우 끌어안은 이의 등을 더듬는다. 꺼질 것 같은 몰골로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도스토. ......그 때는 당신도, 나도...... 사람이었습니다. 온전히, 의심 없이......, 아이는 피신했습니다. (뭔가 말하려다 관둔다. 힘이 모자란 것도 맞으나 그 또한 희망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도스토, 저를.......
제 평생 내서는 안 되었던,
욕심을 감히 낸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모든 건... 탓이었다고 변명해도 제가 행한 것이, 당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최악이라는 것쯤은......
알겠습니다.
제가... 당신을 지켜보고 마음에 담고 이름을 부른 만큼 압니다.
이 순간에 용서를 비는 것 또한 염치없는 것을 압니다.
도스토,
......
당신이 받고 싶었던 방식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제가...
큰, 실수를...
했는데.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카론:(숨이 가쁘다, 하려던 것이 있는 것 같으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쥐어짜서 말을 잇는다.)
이제는......
마음대로 이어가십시오.
당신이 좋을 대로.
이제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묻지 않을 테니.
 
카론은 완전히 탈진하지 않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탈진해서인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습니다.
 
다만 그 바다색 눈동자로,
 
도스토의 어떤 삶을 쉽게 수몰시켜 버린 눈동자로
 
당신을 올곧게 바라볼 뿐입니다.
 
어밴던 L. 도스토:용서라니 섭한 소리를.
(다시금 입을 맞춘다. 이마에, 콧잔등에, 뺨에, 손을 끌어 그 손등에.) 사랑해줘서 고맙다. 그 사랑, 나란히 사랑으로 갚지.
(그러나 이것을 고백으로 명명해야 하는가.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이, 영원인지. 왜인지 아직은 규정 짓고 싶지 않았다.)
훗날 사과하려거든 아위디에게 해라.
그대 고집으로 아비를 둘이나 잃었지 않나.
내게는.......
......행복하다고 해줘.......
(눈웃음 짓는다. 곱게 휜 눈꼬리 끝에 물이 맺힌다.)
난 무척이나 행복하니 말이다. 응?
실수라 칭하지 말아줘.
그대는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어.
고통만 남기지도 않았지.
여하간,
나에게는,
만지고 살피고 말을 걸 수 있는,
그대가 여기 있잖아.......
 
카론의 몸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이대로 체온이 완전히 떨어진 뒤 기절하면 카론 역시 괴물로 눈을 뜨게 될 겁니다.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등대에 있을 백신뿐이겠죠.
 
그러나 등대에는 수많은 생존자가 있을 것이고,
 
백신이 있다고 해도 괴물인 도스토에게 흔쾌히 내어주지 않을 텝니다.
 
몰래 가서 찾아낸다는 꿈같은 확률은 미뤄두는 게 좋겠죠.
 
어쩌면 그들을 뜯고, 찢어버려서 희망의 그림자라고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등대에서 백신을 가져오는 방법을 써야 할지도 몰라요.
 
아니면, 아직은 인간인 카론와 함께?
 
...당장 죽을 것 같은 카론을 어떻게 거기까지 옮기죠?
 
생각이 많아집니다.
 
둘 중에 적어도 하나는 살려야 할까요?
 
함께 인간인 서로의 마지막 조각을 추억하는 것이 최선인가요.
 
 
거기엔 있지 않습니까.
 
우리 딸이,
 
작은 아위디가.
 
어떤 선택이든 카론은 당신에게 결정권을 넘겼습니다.
 
그러니 도스토, 마음을 정하도록 해요.
 
어밴던 L. 도스토:(카론을 끌고 시체가 남은 방 안으로 이동한다.)
(시체는 적당히 다른 구석으로 옮기고, 그나마 깨끗한 바닥에 카론을 눕힌다. 그 옆의 벽에 기대어 있다, 스르르, 주저앉아서는. 자세를 고쳐앉아 한쪽 무릎에 팔을 얹는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유라면 있다. 등대에는 아위디가 머무른다. 백신을 구하자고 딸아이의 터전을 들쑤실 수 없다. 찾아가는 것 자체로 민폐다. 그 애라면. 명석하고 똑부러진 아위디라면... 이렇듯 시간이 지났으니 반쯤은 생각할 것이다. 아버지들은 이제 만나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하면 적어도 인간으로서 헤어져야 하지 않나. 이런... 근황을 알려주고 마는 것이. 그것이 과연 사랑인가.......)
진짜 "괴물"끼리 말이 통할지는 모르겠다만,
과연 그런지 도박이나 해보자고. (카론의 앞머리칼을 쓸어준다.)
카로-온. 너무 오래 자지 마라.
기다리다가 그대처럼 곤히 자버릴라.
(죽는 게 아니다. 사람으로서는 죽을지 몰라도 카론은 죽지 않는다. 그 점을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가 증명하고 있다. 그걸로 족하다.)
(이대로 살자, 우리, 둘이서.)
 
(To GM):
건강
기준치: 20/10/4
굴림: 1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론:(힘껏 팔을 들어올려 뺨을 감싸고 이마를 기댄다.)
어밴던.......
라스키위.......
도스토.
 
등대로는 갈 수 없습니다.
 
등대에는 수많은 생존자가 있을 것이고, 백신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괴물인 도스토에게 귀중한 백신을 내어주지 않을 겁니다.
 
그들을 도륙해 희망의 그림자라고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등대에서 백신을 가져오는 방법 뿐일 테니, 그 과정에서 도스토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인간의 영혼을 지킨 채 카론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미래가 있기에,
 
…갈 수 없어요.
 
사랑스러운 아위디가 그곳에서 도스토와 카론 대신 미래를 맞을 겁니다.
 
그 미래가 희망차고, 부디 지금처럼 춥지 않길 기도합니다.
 
온전히 서로의 마지막을 배웅합시다.
 
우리의 길고 긴 여행은 결국 이곳에서 끝날 테니까.
 
.
 
.
 
.
 
아슬아슬하게 붙들고 있던 의식이 뒤집히고, 스스로가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그러진 시야 속 세상은... 완연히 내려앉은 어둠에 수몰당한 것처럼 보이네요.
 
아,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가라앉습니다.
 
그날의 종말에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이제 눈을 뜨면 우리는 우리가 아닐테니..
 
이 암흑의 바다 나락에 피어있을 산호초를 보러 갈까요?
 
카론:⋯⋯.
 
닫혀 있던 입술이 다시 열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을 발음하듯, 조심스럽게-
 
카론: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
 
어밴던 L. 도스토:(영원으로 정의하는 건가.)
(지금까지 고생 많았으니, 한 번쯤 카론의 기준에 따라줘야지.)
(그런 생각 끝에 나온 말은 혀가 아리도록 달다.)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합니다.
 
.......
 
...귓가에서 보글거리는 물거품 소리,
 
아득한 정신 사이, 검은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느껴집니다.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이제야 뱉을 수 있습니다.
 
잘 자요, 내 사랑.
 
사랑하는 반려, 좋은 꿈 꿔.

 

 
 
KP: 두 사람은 함께 괴물이 됩니다.
언젠가는 인간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두 사람은 함께합니다.
걱정일랑 잊고, 두려움도 잊게 되는, …이 깊고 깊은 검은 바다에서.
- 카론과 도스토, 함께 로스트.